"곤니치와, 요로시쿠오네가이시마스(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일본 대학생들이 내민 손을 우리 학생들이 잡아주면서 '5회 한일대학생교류회'가 시작됐다. 우리 충청대학교 일본어통역과와 센슈대학이 올해로 6년 째 학생교류를 이어왔고 이번에는 지난 11∼12일 실시됐다. "교수님, 올해도 교류를 합시다.", "그럼요, 이럴 때일수록 상대를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지요." 박근혜 - 아베정권이 새로 들어서고 외교마찰이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던 지난 4월,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나와 센슈대학 미네이 교수는 서로의 의지를 확인했다. 지정학적으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한일 양국이 진정 우호와 친선의 관계로 발전하려면 두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이 상대를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센슈대학은 도쿄 소재 4년제 사립대학이며 일본 상위권의 명문대이고, 미네이 교수는 장차 초·중학교 교사를 지망하는 대학생들에게 교직과정을 지도하는 교육학 전문가다. 매년 우수한 제자들을 데리고 한국을 방문하는데 이번 교류에는 미네이 교수 외에 교수 1명, 학생 15명 등 총 17명이 참가했다. 첫날 행사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한일대학생토론회다. 두 나라에서 하나씩 의제를 제안해 기탄없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며 올해는 제1주제로 '한국과 일본의 연애관, 결혼관', 제2주제로 '집단 따돌림 방지방법'이 선정됐다. 다섯 개 조별로 진행됐는데 처음에는 긴장한 탓인지 제대로 말을 못하다가 금새 토론에 불이 붙었다. 1주제에서는 군 입대라는 시련을 겪는 한국의 젊은 연인들을 일본학생들이 안타까워했고,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점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

2주제에서는 '이지메'가 더 이상 일본의 독점물이 아니고 한국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 양국 학생들이 인식을 같이 하고 부모·교사·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해결을 위한 행동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나눴다. 둘째 날 아침 미네이 교수의 문화특강을 들으러 나온 학생들에게서 전날의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휴식시간엔 삼삼오오 모여 연락처를 교환하고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워가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은 매우 보기 좋았다. 이어 자매결연 순서가 되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추첨을 통해 짝이 맺어질 때마다 환성이 터졌고 준비해 온 선물을 교환하며 뜨겁게 상대방을 포옹했다. 일본어로 번역된 '손에 손잡고'를 말 그대로 서로 손잡고 부를 때 대회장은 감격의 도가니가 됐다. 한 일본인 여학생이 "지금까지 관심도 없고 그저 무서운 나라로 알고 있던 한국에 이렇게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높게만 느껴지는 저 벽 너머에 서로 사랑하고 한 마음이 되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을 봤던 이틀이었다.



/도쿠나가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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