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여러 가지로 좋은 일이 있었다. 연휴가 길어 여유있게 친척 등과 만나며 충전할 수 있었고, 연휴 동안 충북의 교통사고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44.5%) 감소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추석 전부터 택배도 받고, 자녀들이 올 때 정성껏 가지고 온 선물도 받았지만, 이번 추석 무렵 온 국민에게 아주 특별한 추석 선물도 있었다. 태국에서 9월 13일부터 23일까지 열린 2013 제17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우리 태극 낭자들이 아쉽게도 결승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3·4위전에서 강호 중국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해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 배구대회 출전권까지 획득한 것이다.


-값진 동메달과 출전권


대만, 스리랑카, 미얀마와 한 조에 속한 우리나라는 예선전에서 3전 전승으로 조1위를 차지했고 이란전에서 3대 0 완승했으며 추석날 벌어진 8강전에서 카자흐스탄도 3대 0으로 꺾었지만 다음날 4강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1대 3으로 통한의 패배를 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양효진 선수만 있었다면 블로킹 등의 활약으로 이길 수 있었다는 생각도 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이라 더욱 분했다. 다행히 21일 열린 3· 4위전에서 중국을 3대 2로 이기고 값진 동메달과 내년 그랑프리 출전권까지 차지했다. 감독과 모든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최선을 다해 이룩한 금자탑이지만, 특히 김연경 선수는 피나는 맹활약을 해 대표팀의 해결사로 나서 한국 여자배구를 3위로 이끌었다. 소속팀과 배구협회 등의 문제로 힘겨운 역경과 갈등을 겪고, 설상가상으로 일본전에서 어깨 부상까지 입었다고 하는데 눈물겨운 투혼으로 득점과 서브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세계적 거포임을 입증하며 대한민국의 국위를 떨치고 돌아왔다. 필자도 태국을 두 번 모두 직항으로 다녀왔는데, 파김치가 된 선수들이 대만을 경유해 12시간의 고된 비행을 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세계적인 선수로 육성하고 더욱 발전하도록 구단과 협회에서 지원을 제대로 했는지도 묻고 싶다.


-획기적인 지원과 대책 필요


지난 21일 열린 중국과의 3·4위전에서 중국에 1·2세트를 내줘 패색이 짙었는데 5세트까지 가는 혈투 끝에 홀로 33득점을 올리며 3대2로 역전승했을 때, 너무 안쓰럽고 가슴이 뭉클했다. 생방송이 아니고 녹화로 자정이 넘도록 보면서 착잡했다. 야구나 축구 등은 해외 경기까지 생방송으로 중계하면서 이런 경기도 중계를 제대로 안 해줄 정도로 지원이 미흡하기에 준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졌는지도 모른다. 비인기 종목이라 그럴까? 사람의 편애도 나쁜데 스포츠에도 편애가 지나치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어도 악조건에서 동메달을 차지해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 배구대회 출전권까지 획득, 소중한 추석 선물을 안겨 준 여자배구에도 획기적인 지원과 대책이 절실하다. 9월 초 남자배구도 월드리그 본선 잔류와 일본을 통쾌하게 물리치고 내년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 진출하게 했으니 이를 계기로 과감한 투자와 국가적 발전대책이 있어야 하겠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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