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띠 유입… 굴 바지락 채취 중단

지난 7일 태안 앞바다에 유출된 기름이 서해안 최대 황금어장인 가로림만에 유입되면서 이곳을 생활 터전으로 삼았던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2일 서산시와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가로림만 안쪽에 있는 섬인 고파도 어촌계는 지난 10일 밀물에 기름띠가 실려 온 뒤로 굴과 바지락 수확을 중단한 상태다.

또 가로림만 안쪽 끝자락에 위치한 팔봉면 호리 어촌계 역시 지난 11일 기름 막이 바지락 양식장을 뒤덮은 뒤로 곳곳에 남은 기름 때문에 애써 키운 바지락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바닷물에 민감한 해초류인 감태도 기름 유출로 직격탄을 맞았다.

팔봉면 호리 감태 작목반원들은 한창 수확기를 맞은 감태 작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12월 중순경부터 이듬해 2월말까지 수확되는 감태는 이 지역 어민들의 주소득원이다.

밀국낙지 주산지로 유명한 지곡면 중앙리 어촌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어민들은 낙지 산란장인 갯벌이 기름으로 황폐화되면 어민뿐만아니라 포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식당업계에도 큰 파장이 몰고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기름 유출 사고 이후 판로마저 뚝 끊겨 어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주민 박모씨(53 ·팔봉면 호리)는 "1년 중 가장 바빠야 할 시기에 손을 놓고있는 실정인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거래처마저 계약 물량을 취소해 오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로림만은 96.03㎢의 넓은 갯벌을 간직한 곳으로 바지락, 굴, 홍합 등 어패류와 낙지, 쭈꾸미, 미역 등을 길러내는 서해안 최대 황금 어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서산=박상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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