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충청시론
'동기(動機)ver3.0'의 시대
김병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10.09  17:41: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심부름 잘 하면 용돈 올려 주마." "착한 일 하면 칭찬스티커…"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우리가 흔히 쓰는 당근책들이다. 과연 이러한 보상(補償)이 아이들의 행동에 긍정영향을 미칠까? 전후 미국교육에 영향을 미친 '스키너'식 행동주의는 상과 벌의 조건부여가 긍정행동을 이끈다고 믿었다. 그러던 1949년, '해리 할로우'는 원숭이 실험에서 뜻밖의 현상을 보았다. 그 동안 먹이나 교미 등의 보상에만 반응하는 줄 알았던 원숭이가 아무 보상도 없는 놀이에 몰입하는 게 아닌가. 보상을 주면 오히려 주의력이 흐트러져 실수도 늘었다. 그 후 1969년, '에드워드 데시'는 블록게임 '소마(Soma)큐브'실험에서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 데시는 3일 동안 대학생 두 그룹에게 소마퍼즐을 시켰다. 특정모양이나 새로운 모양을 만들라는 과제를 주고 수행시간도 잰다.

하지만 초점은 다른 데 있다. 과제 중 주어지는 8분간의 휴식시간의 행동을 살피는 것이다. 첫날에는 두 그룹 모두에게 아무 보상 없이 퍼즐을 시켰다. 그들은 휴식 중에도 3분45초나 계속했다. 둘째 날엔 A그룹에겐 과제 완수시 1$씩의 보상을 주고, B그룹에겐 전날처럼 했다. 그러자 A그룹은 휴식 중에도 약5분간 과제를 계속하는데 B그룹은 전날과 같았다. 셋째 날은 두 그룹 모두에게 보상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A그룹은 휴식시간의 3분만을 퍼즐 풀이에 할애했는데 B그룹은 전날보다 퍼즐 시간이 늘었다. 외적보상이 한때 의욕을 돋우긴 하지만, 없어지면 도리어 동기를 갉아먹는 독이 되고, 애초부터 보상이 없을 때 오히려 과업자체에 몰두하고 즐김을 본 것이다.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레퍼' 등의 실험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아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그림을 그리게 한다. A그룹에는 그림을 잘 그리면 상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B와 C그룹에는 아무 보상 없이 그림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 보상을 약속한 A그룹 뿐 아니라 B그룹에도 상을 주고, C그룹에게만 주지 않았다. 그리고 2주 후, 아이들에게 다시 그림도구를 내주고 자유롭게 놀게 해 보았다. 그러자 A그룹은 B, C그룹에 비해 그림 그리기에 뚜렷이 낮은 흥미를 보이고, 그림을 그리려는 아이나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미래학계의 신성 '다니엘 핑크'는 몇 해 전에 낸 '드라이브'라는 책에서 '동기3.0의 시대'를 선언한다. 생물학적 욕구가 행동을 이끌던 '동기1.0의 시대'와 보상과 벌에 의존하던 '2.0의 시대'를 거쳐, 이제 '3.0의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일이 주는 즐거움 그 자체가 에너지가 되는 시대, 칭찬이나 보상이 아닌, 스스로 좋아서 하는 '내적동기'가 미래의 동력-창의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채찍과 당근'에 길든 우리 교육은 언제쯤 '버전 업'을 시도하게 될까?



/김병우 충북교육발전소 상임대표





김병우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