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한창이다. 가을은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봄과 더불어 외부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또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별칭이 말해주듯 실내 활동하기에도 손색없는 계절이다. 이처럼 무엇 하기에도 좋은 계절인 이 가을에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요즘 나는 야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좀 더 심한 표현을 쓰자면 야구에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매주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사랑하는 아내를 집에 홀로 남겨두고 겁도 없이 야구하러 간다. 지난 2009년 야구열풍이 한창일 때 고등학교 동문 선·후배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사회인야구팀에 소속돼, 가능한 한 매주 일요일마다 시합과 연습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니 햇수로 5년째를 맞았다. 내 아내가 전업주부라는 점과 올해로 결혼 10년차이지만 아이가 없는 탓에 아내와 나 둘뿐인 우리 가정의 특성상 내 행동은 겁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주중에도 일 때문에 2~3차례 저녁식사를 아내 혼자 하게 해 놓고선 말이다. 지난 5년간 야구에 미쳐 주중에 못 다한 것들을 주말에라도 해보고 싶었을 아내의 기대마저 저버린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어찌 보면 내가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임을 고려할 때 주중에는 일에 주말에는 야구에 빠져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너그러이 나의 일탈을 용인해주는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나의 이런 미친듯한 야구 사랑에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 등에 빠져 실외 놀이보다 실내 놀이 문화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과 달리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공터에서 야구하며 보냈던 탓인지 현재 우리 팀에서 나이는 두 번째이지만 포지션은 투수이고 매번 젊은 후배들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구는 투수노름이란 말이 있듯 우리 팀 승패가 나로 인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 시즌 우리 팀이 거둔 5승 중 4승이 나로 인했으며 4패 중 2패도 나로 인했다.

그만큼 내가 우리 야구팀의 주축 선수다. 누구나 어떤 분야에서 자신이 주목받는 수준에 있음은 무엇에 빠져들게 만들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야구에 미쳐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본문을 망각하고도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몰입하는 까닭이다. 또 주말 야구를 통해 한 주 간 쌓였던 피로를 풀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림으로써 다음 한 주를 거뜬히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성덕원도 생활인들의 건강과 삶의 활력을 1인 1취미 갖기 운동을 추진 중이다. 이런 시도는 그런 대로의 성과를 거둬 이전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가을 자신의 존재 의미를 되새기고 건강은 물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건전한 취미를 하나씩 가져 볼 것을 권해본다. 이게 내가 제안하는 '이 가을, 더 행복해지기'다.



/민병석 성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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