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동안 죽을 힘 다해 역전승"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3일 범여권의 '정치적 메카' 격인 호남으로 향했다.

좀처럼 반전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되돌아가 막판 대역전극을 연출해내기 위한 정치적 에너지를 재충전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공식적으론' 무산됐지만 자신이 '사실상' 범여권 단일후보임을 적극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 또 단순히 텃밭을 '다지는'차원을 넘어 호남지역의 투표율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리는 것이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이번 호남행에 녹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 후보는 하루 동안 여수, 목포, 광주 등 호남의 핵심 포스트를 일주하는 강행군을 하며 바닥표 공략에 전력을 기울였다. 대선이전 마지막 호남 방문이라는 점이 정 후보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정 후보는 먼저 2012년 세계엑스포를 유치한 여수를 찾아 현지 지역경제의 심장부 격인 gs칼텍스 석유화학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순천 중앙시장 거리유세를 거쳐 오후에는 목포역 광장과 옛 전남도청 앞에서 대규모 유세를 펼쳤다.

정 후보는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는 지지자 2천여 명이 '정동영'을 연호하며 앙코르를 외치자 한껏 고무된 표정 속에서 연단에 올라 손학규, 추미애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무반주로 '목포의 눈물'을 열창했다.

정 후보는 유세에서 "전국을 돌면서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보수언론에 나오는 여론조사 믿지 말라. 100명에게 전화하면 15명만답하고 85명은 끊는다고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흠 많은 사람이 대통령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찜찜해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특히 "당에서 1년째 여론조사 했는데, 그동안 변화가 없다가 어제 변화가 있었다"며 "어제 실시한 당 자체 ars(자동응답전화) 여론조사에서 내 지지도가처음으로 25%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명박 후보는 bbk 수사발표 이후 많이 올랐다가 41%로 급강하 하는 중"이라고 주장하고 "바닥이 흔들리고 있다. 남은 엿새 동안 죽을 힘을 다해 반드시 역전승을 거두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후보는 "동서고금에 회사 사장하다가 대통령이 돼서 경제를 키우거나 발전시킨 사례가 없다"면서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시 성장률 실적 저조 ▲수도권 땅값폭등 ▲현대건설 부도 ▲김경준씨와의 bbk 동업 등 네가지 문제점을 들어 "진정한 경제지도자로 볼 수 없다"고 공격하고 "한나라당은 벌써 대통령직 인수위를 꾸리고 있다는데,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또 목포에서 광주로 이동하는 차량안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내용을 소개했다. 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여러가지로 격려하면서 '우리 국민에게 감동을 주려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손학규 천정배 추미애 등 경선에 나섰던 9명이 함께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을 보이는게 좋다'고 했다"며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된다', '목포의 눈물 같이 부르고 오는 길'이라고 했더니 굉장히 좋아하셨다"고 소개했다.

정 후보는 호남유세를 마치고 저녁 서울로 올라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회원들이 주최한 '정치검찰 조작수사 및 시민규탄대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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