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린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지난 20일 관람했다. 끝나는 날이지만 외국인도 많고, 수많은 관람객이 질서 있고 진지하게 살펴보고 체험하는 것을 보고 기뻤다. 우리 고장 청주에서 열린 행사의 무척 달라지고 발전된 모습을 보며 사진도 찍고 메모도 하며 진지하게 살펴봤다. 오기 전에 미리 홈페이지를 본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에게 공예는 특별히 다른 영역이 아니고 일상에서 만나는 익숙함이며 예술적 가치로 인해 새로움을 욕망하게 하는 영역이다. 또 인류 역사와 함께 기인된 공예는 인간과 함께 진화하면서 인간의 실천적 예술 증여물로 자리해오며 발전된 것도 알았다.


-삶 속의 예술


낡은 벽에 청주시민·청원군민이 만든 1004개의 조각보에 감탄했다. 2층에 있는 10개 국의 '운명적 만남'을 주제로 전시된 기획전1은 예술성과 차이, 공존의 시대정신을 조명하고 있었다. 마치 어머니와 아이의 운명적 만남처럼. 우리나라 신상호 작가와 함께 포루투갈의 조안나 바스콘셀로스의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해주백자 컬렉션, 세계의 직조기 컬렉션이 돋보였다. 3층에서 '용도'로서의 구조와 발전, 그리고 전개가 주제인 기획전2를 감명 깊게 봤다. 전통공예워크숍, 공모전 작품 그리고 국제산업관에서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이탈리아, 청주의 자매도시인 일본 돗토리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무척 좋은 기회였다.

야외의 각종 기념품점과 체험장에 들러보니 공예는 어려운 것, 작가들만의 것이 아니고 생활과 밀접한 영역임을 느꼈다. 공예는 삶을 반영하는 예술이라기보다 삶 속의 예술이고 실제의 도구적 목적성이 더욱 잘 반영되는 가장 솔직한 표현의 대상이다. 인간이 새로운 것을 욕망하면서 수용하고 극복하며 내면화해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공예는 늘 그것의 용기(容器)가 된 것이다. 공예는 인간과 더불어 이동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며, 이것이 익숙해질 무렵엔 또 새로움을 추구하고 탄생해왔다.


-질·양 많은 발전… 운영도 알차


유용지물(有用之物)을 주제로 2년 전 이곳에서 열렸을 때보다 질적·양적으로 많이 발전했고 운영도 알찼다. 7회까지 공예의 정의와 쓰임에 대해 많은 고민을 보였다면 올해 8회를 맞은 공예비엔날레는 공예를 통해 인류와 문화, 소통과 융합에 대해 진솔하게 알도록 마련됐다고 한다.

세계 60개 국 작가 3000여 명이 참여했으며, 30만 명의 관람객이 대성황을 이뤄 청주가 국제 공예중심지로서 위상이 확고해졌다고 하니 무척 자랑스럽다. 인간은 안락함과 신선한 자극 모두를 갈구하며 살아가는, 근본적이고도 모순적인 욕망을 가졌으나 그것이 곧 삶의 양식이자 문화를 변화시키는 두 가치이며 이미 문화의 순환 패턴으로 자리한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임을 알게 한 소중하고 유익한 관람이었다.



/김진웅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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