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태안 찾아 득표전… 昌핫바지론 표심 자극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무소속 이회창 후보 등 대선후보들은 대선 전 마지막 주말인 14일과 15일, 16일 3일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현장과 충청권 각지를 돌며 막판 득표전에 총력을 다했다.

특히 신당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0년 광운대학교 최고경영자 과정 강연에서 bbk는 자신이 직접 설립했다는 요지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16일 공개되자, 이를 호기로 막판 총공세를 펼쳤다.

신당 정 후보는 이에 앞선 15일 수도권 표밭을 다지려던 일정을 변경해 유조선 기름 유출사고로 큰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아 당직자 200여 명과 함께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기름띠를 제거했고, 주민들과 만나 '서해안 기름유출 피해구제에 관한 특별조치법' 추진 의지를 밝혔다.

하루 앞선 14일에도 정 후보는 대전 으느정이 거리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는 도저히 찜찜해서, 흠과 상처가 많아서, 거짓이 너무 많아서, 국민들 보시기에 도저히 안심이 안 될 것이다. 절대로 거짓이 진실을 속일 수는 없다"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대규모 가두유세 대신 차분하게 민생정책 행보를 이으면서도 김종필 명예고문을 통해 충청권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등 14일 공주·연기 지역을 잇따라 방문한 jp는 "나라의 장래를 위해 오늘부터 이회창씨(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머리 속에서 지워달라"며 "정동영 후보는 경험이 거의 없지만 이 후보는 대통령에 버금가는 자리인 서울시장을 맡아 잘 이끈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은 앞으로 5년간 우리를 이끌어줄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16일 충북을 찾아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이명박 특검법'을 둘러싼 국회 대치에 적극 대처키로 한 당 방침으로 일정을 잠정 취소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충청권 표심 공략도 집요했다. 14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집중 공세를 통해 '보수 대 보수'의 구도를 만드는 데 주력한 이 후보는 이날 하루 충남 천안과 조치원, 대전, 옥천을 잇따라 방문해 대선 전 마지막 충청권 텃밭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천안 아라리오 광장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 "어떻게나 재주가 좋은지, 아니면 정권과 타협이 잘 됐는지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과거 충청은 ys(김영삼 전 대통령)와 dj(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에 속았다"며 "다시 이명박에 속아서 곁불 쬐는 '핫바지'가 되겠느냐"며 지역 정서를 자극하는 등 자신에 대한 지지를 역설했다.

이 후보는 충북 옥천의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육 여사는 어려운 사람과 서민들, 힘든 처지의 사람들을 보살핀 에피소드가 많다"고 말한 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정직한 지도력을 토대로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뤘다"고 치켜세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층 표심을 겨냥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15일 태안군청 재난대책본부를 방문한 뒤 십리포 해수욕장에서 당직자들과 함께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펼쳤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같은날 급히 오전 일정을 변경, 태안 신두리 복구현장에서 자원봉사 활동에 팔을 걷어붙이는 등 "정부와 정치권이 재난관리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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