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범 녹취록 공개 … 후폭풍 사전 차단

한나라당은 16일 대통합민주신당이 'bbk 설립'과 관련한 이명박 후보의 육성 동영상을 공개한데 대해 "사기꾼과 공조하다 못해 이제는 공갈협박범과 공조해 정국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터진 이번 폭로가 사실관계를 떠나 막판 대선정국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신당과 동영상 협박범과의 '뒷거래'를 집중 부각시키며 후폭풍 사전 차단에 나선 것.

특히 'bbk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에 이어 신당과 협박범과의 '거래의혹설'을 거론, 차제에 신당의 '이명박 특검법'을 저지하기 위한 대응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박형준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협박범은 신당 정동영 후보측에 30억원을 요구했고, 정봉주 의원이 30억원에 플러스 알파를 주겠다며 회유했다고 한다. 협박범이 직접 정동영 후보와 통화했다고도 한다"면서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협박 용의자인 김모씨는 이 후보측에 동영상cd 제공 대가로 100억원을 요구한 뒤 '정봉주 의원과 만났느냐'는 질문에 "한번. 한번 들려주고...나중에 전화는 보좌관과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회창씨 쪽에서 사람이 왔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은 공갈범이 돈을 요구하는 것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는 이 후보가 조금도 거리낄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갈협박범의 협상시도가 있었다면 신고하는 게 공당의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신당이) 이들을 이용해 한 건 하려 했다는 작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도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동영상 내용은 지난주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평가절하한 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공갈배와 직접 전화하면서 협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동영 후보를 정조준했다.

홍 의원은 또 "정 후보야 그렇다 치더라도 법치주의를 표방하는 이회창 후보측에서도 협박범과 검은 거래를 시도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서 "대선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정책대결을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문제의 동영상 내용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캠프측이 문제제기했던 지난 2000년 10월 16일자 모 일간지의 이 후보 인터뷰기사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

실제 이 후보는 해당 인터뷰기사에서 "올초 lke뱅크와 bbk를 창업한 바 있다"고말했다. 그러나 같은날 다른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김경준 사장이 지난해 bbk를 설립했다"며 다른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광운대 강연은 두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한 이튿날 한 것으로,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검찰에서 관련자 진술, 자금추적, 주식분포도 등을 모두 조사해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선거전 막판 이런 무분별한 폭로전으로 자칫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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