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마지막 정경이 무심천변 자전거길 갈대밭으로 가을을 느끼게 한다. 모처럼 월요일 오후 자전거의 먼지를 털고 까치내까지 자전거 길을 달렸다. 무심천은 청주를 관통하는 하상도로가 일찍이 생겨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해줬다. 뿐만 아니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무심천 하상도로와 자전거 길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화해 나갔다. 자전거 길에 인도를 만들기 위해서 전 구간을 관통하게 하는 작업이 현재 시작됐는데 아무런 단체도 반대하는 이가 없다. 오랜 세월 지나 생태하천을 복원할 때 지금의 인도를 만드는 작업은 엄청난 예산과 시간 들여야 할 것이다. 청주시가 하는 일을 어떤 시민단체도 말리지 못하고 있다.

무심천 대교 위에 하상도로 한쪽을 복원한다고 통행을 제한하고 온갖 퍼포먼스를 행하고 있다. 바닥을 깨트리고 무심천 하상도로변에 텐트를 치고 쉼터를 제공한다고 난리다. 이런 일들을 생각해보면 청주시가 얼마나 즉흥적인지를 알게 한다. 무심천은 청주의 젓줄이기도 하지만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이기도 하다. 무심천에 나무를 심어 말라죽게 해도 어느 누구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태하천을 복원하기 위해 콘크리트 길 한쪽을 걷어내는 일에 반대하지 않았다.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의 불만은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다.


- 뚝심의 청주시


그래도 뚝심으로 밀고 나가는 청주시장의 배짱은 다른 것에 비해 대단하다. 한쪽 환경은 살리고 다른 한쪽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묻고 싶다.

무심천에 나가보면 자전거길 옆으로 걷는 사람들의 안전이 문제 되기도 한다. 야간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산책 나온 사람이 자주 부딪히는 것을 봤다. 무심천 자전거 길과 걷기길 인도를 만드는 일은 재고해야 한다. 더 이상의 환경파괴는 안 된다. 4대강 사업의 일환이라면 중단해야 한다. 4대강 댐들이 만들어져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국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

전주시도 무심천처럼 전주천이 청주처럼 하상도로가 있었고 걷기 길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전주시는 하천을 완벽하게 복원해 하천생태계가 살아나게 했다. 전주는 하천을 살리면서 전통을 살리고 있다. 한옥마을이 있고 문화재를 보존하고 그곳에 수많은 관광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러나 청주시 무심천변 구도심은 쑥대밭으로 망해버렸고 '성안길'의 환경은 소나무로 엉망진창이 됐다. 겨우 구도심은 가난한 사람들이 살던 마을에 드라마 촌 수암골 예술촌이 만들어져 관광객이 찾아오는 참으로 신기한 일이 생겨났다. 청주시내 옛 성의 성곽복원은 가능할까.


- 어림 없는 얘기


무심천을 망가트리면서까지 사람들이 하천을 걷게 하지 말고 무심천 양쪽의 길을 걷게 만드는 것이 우선 급선무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자. 봄에 무심천 벚꽃 길을 걷는 낭만을 살려보는 것처럼 사계절 무심천을 감상하며 걷는 길을 만들고 지금의 무심천 하천의 자전거 길과 걷기길 아스팔트를 모두 걷어 내는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겠지만 말이다. 모든 하천이 인간의 편리에 의해서 망가진다면 자연생태계의 파괴로 인간도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이 오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제2운천교에서 문암생태공원까지 무심천 자전거도로 걷기길 참으로 유감이다.



/김창규 목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