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가을이 내려앉은 산…설레는 발걸음

청주에서 회남을 지나 571번 도로를 따라가니 회남면소재지가 나온다. 남대문교를 건너기 전 대청호가 잘 보이는 도로 옆에 남대문공원이 조성돼 있다. 대청호와 산골마을을 돌아보는 남대문길의 출발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남대문교를 건너기 전 우측으로 가고 있는 호점산성 남대문 마을방향 호반길을 따라가니 호점산성 산줄기에서 내려온 물들이 대청호로 흘러들고 있다. 호점산성 아래 남대문 마을이 보이며 호수에 산 풍경이 멋지게 내려 앉아있고 남대문마을이 슬그머니 보인다.

물속에 잠긴 메타세콰이어 나무군락들이 물가에 있다보니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 남대문리 마을 앞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뒤로 염티방향 산줄기가 있다.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들리는 남대문마을은 호점산성의 남문 방향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남대문리로 부른다.

남대문 마을과 염티로 가는 509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다.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시원한 계곡물을 즐기고 가는 곳이다. 509번 도로를 따라 거구리 마을로 가는 서낭당고개를 넘는데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도로를 전세내고 휘적휘적 걸어갔다.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걷기에 불편하지 않고 상쾌한 기분으로 걸어본다
▲ 남대문교 앞 대청호의 가을풍경. © 편집부


거구리 마을에서 소전리 벌랏 마을로 가는 옛길을 찾아보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양승국 씨 내외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소전리로 가던 옛길이야기부터 시작해 어성리로 가는길, 대청호 주변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곳이 회남이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은것처럼 보였다.

거구리 마을 뒤로 이어지는 비탈밭길을 따라가면 산비탈을 일궈 감나무와 대추나무를 심고 고추와 고구마를 심었던 흔적들을 볼 수 있다. 히말라야풍의 산골풍경을 바라보며 유람을 하는 기분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가자 산 중턱을 돌아가는 농로와 비탈밭이 보여주는 풍경이 좋아 보인다.

▲ 거구리마을. 이곳에서 한지체험마을인 벌랏마을로 갈 수 있다. © 편집부

산이라기보단 언덕으로 보이는 묘막산을 끼고 내려서는 농골의 골짜기 아래로 대청호가 슬며시 보인다. 묘막산 입구에 어느 문중의 효자각이 있다. 대청호가 잘 보이는 풍광 좋은 곳인데 비석이며 비문의 글씨가 깨져 있다. 누군가가 일부러 훼손을 한 것 같은 모습이다.
▲ 거구리마을의 비탈밭. 산비탈을 일궈 감나무, 대추나무 등을 심었다. © 편집부

남대문길은 짧지만 호반길, 마을길, 산길, 들길이 이어지며 다양한 시골풍경을 보여주는 좋은 곳이다. 대청호 500리길이 만들어지며 회남면사무소와 회남초등학교 앞 거교리에 목책으로 만든 걷는 사담길이 조성되어 있고 식당과 슈퍼가 있어 이용하기가 좋다.

사담길 따라가며 만나는 대청호 풍광도 좋고, 동편으로 바라보는 조곡리와 국사봉 풍경도 좋은 편이다. 돌아가는 길에 회인에 있는 오장환문학관도 빼놓으면 서운한 곳이다


걷기길 : 571번 도로 남대문공원→오른쪽 호반길→남대문마을→509번 도로→계곡쉼터→서낭당재→거구리, 먹뱅이, 바사리→비탈밭길→농골→묘막산→효자각→남대문교→남대문공원. 순환형 걷기길(약 3시간 소요)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 송태호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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