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성덕원은 겨울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1일부터 퇴근 시간이 조정돼 오후 5시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에 따라 생활인들의 저녁 식사도 조금 이른 듯하지만 5시에 이뤄지고 있다. 우리 원이 행정구역상 청주시 월오동에 있지만 청주시 낙가산과 것대산 활공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오후 5시 무렵이면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이내 칠흑같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봄, 여름, 가을보다 1시간씩 앞당겨져 일과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우리 원 가족들은 겨울을 청주시민들보다 일찍 준비하고 맞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청주시내에 가을비나 겨울비라도 내릴라치면 우리 원에는 여지없이 눈이 내리기 일쑤다.

이런 현상은 해가 바뀌어 청주시내에 봄이 지천일 때까지 이어져 시내에 비해 겨울이 길디 길 뿐 아니라 겨울나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까닭에 우리 원에서는 겨울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일찌감치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설용 염화칼슘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 시설 진·출입로와 통행로 확보를 위한 제설장비 점검·준비도 이 무렵 잊지 말아야 하는 주요업무 중 하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매년 겨울을 맞고 보내며 이번 겨울엔 눈이 적게 왔으면, 춥지 않았으면 하는 등등의 바람을 가져본다. 지난해 겨울에는 눈이 많았을 뿐더러 날도 추워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특히, 눈과 추위로 원에 오르내리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가장 또렷하다. 한번은 일이 있어 청주시내에 나갔다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산성터널을 지나 낭성방면으로 가는 국도변 근처의 시설 진·출입로에 차를 놓고 1.5㎞ 남짓 걸어 원까지 갔던 일과, 지난 3월 때 아닌 진눈개비와 눈이 섞여 언덕길을 차가 오르지 못해 수차례 실랑이 끝에 가까스로 출근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원 겨울맞이 준비 중 가장 큰 일로 겨우내 먹을 김장김치를 며칠 후 3일 동안 전 직원들과 참여 희망 생활인들이 담글 예정이다. 겨울맞이 연례행사지만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걱정인 이유는 3000여 포기에 가까운 배추를 우리 손으로 직접 자르고, 소금에 절이고, 헹구고, 버무랴야 하기 때문이다. 기대도 되는건 우리 직원들과 생활인들이 김장김치를 함께 담그며 서로를 격려하고 뭉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준비는 비단 우리 원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원이 소속돼 있는 사회복지법인 충북현양복지재단의 산하 시설 중 우리 원을 포함해 현양원(아동양육시설), 상록원(정신요양시설), 은빛양로원(노인주거복지시설), 청주노인요양원(노인의료복지시설) 등 5곳 모두의 공통적인 풍경이다. 현양복지재단 산하 생활시설 5곳은 시설수급자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 벌써부터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점점 깊어질 겨울을 앞두고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무탈한 겨울나기를 소망해 본다.



/민병석 성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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