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을 통해 국내에서 제일 잘나가는 기업인 삼성전자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봤다.실제로 필자가 해외여행 기회가 있을 때 시내 중심가의 백화점들을 둘러봐도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은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우리 눈길을 끌었다. 필자도 삼성의 계열사에 몸담은 적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러한 기사는 꼼꼼히 읽어 보게 된다.

당시 초임 과장연수 때 들었던 교육내용 중 삼성은 10년 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비전을 들었고 필자를 포함, 당시 교육에 참가했던 초임과장들 모두는 교육상 의례 하는 말이려니 했던 기억이다. 하지만 지금 삼성은 그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다는 말인가? 전혀 관계없는 남의 일이 아닌지라 그 이유를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87년 삼성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회장은 취임하면서 삼성은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기치를 내걸었고 세계무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지만 당시에 아무도 의미 있는 말이라고는 여기지 않았으리라. 이 회장은 1993년 초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판매법인과 생산라인을 돌며 현장 경영에 나선다. 이때 이 회장은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해진다. 불량률이 10%에 육박하는 삼성 제품은 해외시장에서 삼류 취급을 받았고 가전제품 조립라인의 직원들이 규격에 맞지 않는 부품을 칼로 깎아 억지로 끼워 맞췄다는 얘기도 들렸다.

격노한 이 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임원들을 전원 소집한다. 이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며 다그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삼성은 불량률을 현저히 줄이며 질적 경영으로 돌아섰다. 신경영 선언 이후 선대 회장으로부터 삼성의 상징으로 써오던 '세 개의 별' 로고도 푸른색 타원형에 'SAMSUNG'이 새겨진 현재의 로고로 과감히 바꾼다.

특히 인재 육성에 있어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도덕성을 갖춘 인재에서 '특출한 인재' 쪽으로 전환한다. 이른바 이 회장의 '천재론'이다. 이 회장은 "21세기는 탁월한 천재 한 명이 10만에서 2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 시대, 지적 창조력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를 계기로 해외 각지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들었다. 삼성은 미래형 인재들을 찾기 위해 투자와 연구를 아끼지 않았다.

글로벌 초일류 인재를 영입, 그에 맞는 최고 대우를 보장했다. 또 '삼성 펠로우 제도' 기회를 부여해 독자 연구실과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디지털 시대 두뇌 경쟁에 대비한 고급 인재풀을 키워오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던가.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조직이 이렇듯 변신할 수 있는 이유는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의 올바른 철학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우수한 참모의 열정이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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