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나와 상대방의 욕구가 충돌해 빚어지는 마찰이 생기는 경우들을 종종 실감하게 된다. 이것을 갈등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 또는 상대방의 감정수위가 인내심의 한계를 넘으면 본의 아니게 서로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주게 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린 사람들과 이따금씩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 문제에 빠지지 말고 해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서 아마도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호응'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호응이란 상대방이 자기 감정을 스스로 수용하고 조절하기 어려울 때 도와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사실 호응이란 상대방이 이야기 할 때 표정과 몸짓을 이용하거나 상대방의 말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다음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쁨을 누나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처럼 상대방의 감정수위가 찰대로 차올라 터질 듯할 때 감정을 한 번 읽어 주기만 해도 그 사람의 감정수위 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상대방의 감정수위 조절에 대한 호응은 가만히 듣고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말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그 말에 내포돼 있는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 내가 이해한 말로 다시 들려주는 것 뿐 아니라 정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나 "아! 그러니까 당신이 말하는 내용은 바로 이렇다는 거지요?" 등등……. 아울러 호응의 기술은 상대방의 느낌에도 공감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상대방의 마음에 숨겨진 기분까지 알아주는 것으로 "당신 마음이 많이 상했군요", "저라도 무척 화났을 거예요"처럼 상대의 감정을 대신 말해줘야 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이야기와 몸짓으로 보여 주는 행동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 마음의 모습을 보는 순간 깨달음을 얻고 감정의 홍수 상태에서 벗어나 이성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감정의 강도가 어느 정도껏 내려가면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되고 스스로 감정조절 수위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호응하려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의도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말하려는 메시지를 반영해 주거나 확인하는 종류의 반응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고 깨달아야 한다.

바람직한 호응의 방법은 반영적 경청을 하면서 상대방의 문제 영역을 이끌어 내고 피드백을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감정조절 수위가 격하게 된 상대방이 어떠한 느낌을 표현하든 경청을 하려면 상대방이 표현한 느낌을 진정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되며 상대방을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함은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방에게 공감을 해야만 호응이 감정조절을 위한 바람직한 방법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박기태 건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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