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서 이인제 후보에 대한 사퇴권고론이 불거진 가운데 이 후보는 18일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마무리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역곡 남부역 유세를 시작으로 연고지인 경기.충청지역을 순회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대전 둔산동에서 마지막 유세를 한 뒤 고향이자 주소지인 논산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자고 19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그는 경기지역 유세에서 "노무현 정권이 이인제와 민주당을 말살하려고 했고 탄압했다. 이제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진정한 야당인 민주당과 이인제가 그 대안"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광운대 특강 동영상 문제가 정국을 흔들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말이 전부 거짓말이라는 것이 판명됐다"며 "비리.부패로 얼룩진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정실패의 주역인 노무현 정권 계승자에게 대통령 자리를 맡길 것인가. 아니면 부정부패의 복마전인 후보에게 국정을 맡길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땅의 주인이시고 왕인 국민께서 주권을 무섭게 행사해야 한다. 선거혁명이라는 무서운 결심을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대선완주 의지와 달리 선거운동 마지막 날까지도 민주당 내에서는 이인제 후보 사퇴론이 불거지는 등 이 후보에 대한 압박이 가중됐다.

전날 이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심야 최고위원회에서도 사퇴권고가 이어졌으나 이 후보는 "현 상황에서 대선을 완주하는 것만이 민주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전 의원은 성명을 내고 "개혁세력의 반부패연합전선 형성을 위한 각종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한 현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남은 방안은 이인제, 문국현 후보가 용퇴라는 구국적 차원의 결단을 내리는 것 뿐"이라며 "전날 최고위에서 이 후보 용퇴 권고를 관철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또 당내 일각에서는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 일정을 잡기도 했으나 지도부의 만류로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후보사퇴론에 대해 이 후보는 이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유세에만 집중하는 등 대선 완주의 의지를 다졌다. 다만 당초 일정에 없었으나 이날 오후 대전에서 마무리 기자회견 일정을 추가해 당내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막판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이 후보는 마지막까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대전 기자회견은 선거 캠페인을 마무리하는 심경을 밝히기 위해 마련된 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대선 유세 마지막날인 18일 오전 경기도 군포 산본신도시를 찾은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능력 있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