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시청공무원 옛 연초제조창 관련 6억6천만 원 뇌물사건과 관련, 청주시장을 규탄하는 1인 시위 참가자와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준비해 온 회견문을 읽었고 기자회견이 끝났다. 미리 준비한 항의문을 시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서 시장 면담을 하러 간다고 말했다. 공무원들과 기자들이 제법 몰려 사진을 찍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11시가 안 되어서 시장 면담을 하러 들어갔더니 비서와 공보관이 가슴을 떠밀며 팔을 장아 당기고 반말을 하다가 항의하니까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얼굴을 찡그리며 대든다. 시장 면담 절차를 무시했단다. 이러면 곤란하단다.

시장 면담을 하러 갔는데 시장실에 손님이 있단다. 그 손님들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밖에서 기다리라는 것이다. 시장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었던 옛 시절이 그립다. 그런데 지금의 시장은 만나기가 꽤 까다롭다. 민주당을 지지해서 시장으로 만들어 줬는데 말이다. 민주주의 절차를 누가 먼저 무시했는지 모르겠다. 비하동 롯데대형마트 아울렛 매장을 누가 짓도록 허가해줬는지 잘못을 알아야 한다. 청주시장이 아닌가? 시가 100억 원 상당의 국가소유(구거지) 땅을 무상으로 줘 그것이 문제가 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데모도 하고 1인 시위도 하며 천막농성까지 한 것이 엊그제 같다. 그런데 그때 문제가 됐던 이 모 과장을 처벌하지 않아 문제가 더 커졌다. 옛 연초제조창 매입과정에서 100억 원을 더 주고 뇌물까지 받아먹은 공무원을 규탄하고 시장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이었는데 언론에 하나도 나지 않았다.

이번이 두 번째다. 섭섭하지도 않다. 그것은 기자들의 양심 문제니까 말이다. 언제까지 안 쓰고 갈지 지켜 볼 것이다. 시청 기자들에게 묻고 싶다. 따뜻한 기자실에서 앉아 있으면서 시청 정문 앞에서 매일 추위에 고생하는 1인 시위 시민들의 기사를 한 줄도 쓰지 않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필자는 민주화운동가이며 시민운동가이다. 과거 5·18민주화운동을 했던 사람이다. 독재 권력에 저항하며 살았던 사람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개인적 망신이기도 하다. 우리 시민권익지킴이가 기자회견을 두 번씩이나 했는데 지역기자들이 외면했으니 말이다. 기자들에게 화가 나지 않는다.

시에 나쁜 공보관이 한 사람 있다. 참으로 몰인정한 공보관,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저 사람이 시민의 상전으로 군림하는 모습을 볼 때 민원인들에게 어떻게 대할지 끔찍스러웠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반말을 해대던 공보관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대기업만 살찌는데 시는 옛 청주역을 시청 사거리에 문화 차원에서 복원한단다. 기차도 아닌 것을 만들어 교통을 방해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문화란 말인가? 중앙동(북문로)에 소나무가 말라죽어가고 작고 볼품없는 소나무들을 심고 있는데 계약위반 아닌가 말이다. 옛 안기부 밑에 공원을 만들고 있다. 그 돈을 서민 복지증진을 위해 썼으면 좋겠다.



/김창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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