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하루 앞둔 충청 표정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정가는 결전을 앞둔 팽팽한 긴장감이 짙게 깔렸지만 충청권 유권자들은 5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정치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삼삼오오 모여앉은 직장인들이 대선 결과를 예상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이미 결과가 상당부분 기울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탓에 예년과 같이 누가 당선될지를 놓고 내기를 거는 충청민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다만 일부 젊은층들은 송년회를 겸해 대선 개표방송을 함께 볼 약속을 잡는 모습이었다.

청주 모 중소기업에 근무한다는 a씨(35세)는 "친구들과 대선 개표방송을 함께 보면서 송년회를 하기로 했다"며 "사실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곤 생각치 않는다. 다만 새 대통령은 서민경제를 세세히 살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전을 비롯한 충남·북 고속버스터미널, 기차역, 공항 등은 보통때보다 많이 붐비는 듯 했다. 이들 중에는 밤차를 타고 고향으로 갔다가 투표를 한 뒤, 곧바로 아침열차를 타고 돌아와 정상근무를 하겠다는 '열성 유권자'들도 있었다.

투표 전날인 이날 청주국제공항 국내선 항공기 예약률과 대전역 기차 예매율은 평소보다 20% 가량 상승해 귀향 투표열기를 반영하는 듯 했다.

각 후보 선거운동원들도 마지막 거리유세전에 온힘을 다했다. 한나라당 청주시 상당구 선거운동원들은 아침 7시부터 상당구 각 동을 싹쓸이 하며 거리유세를 펼쳤다. 흥덕구 충북대 사거리 등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선거운동원들이 역시 아침일찍부터 4인1조로 막판 거리유세를 펼쳤다. 선거운동원들은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나라의 운명을 생각해 찍어주세요"라고 함성을 질렀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상당공원 앞 거리유세에서 "진정한 보수 12번 이회창"을 목청 높게 소리지르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선을 또 다시 치룰 수 밖에 없게된다"고 주장하는 등 마지막으로 이회창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밖에 충청권 각 시민단체들은 회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전자우편을 보내고,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가장 바쁜 '마지막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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