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도 잠시 쉬어가는 곳… 꿈길을 걷는 듯
때 묻지않은 한적한 오지마을
사시사철 수려한 풍경 한눈에
고갯길 따라 세상 시름 '훌훌'

옛길과 고갯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은운리 구름재길이 대청호의 좋은 걷기길로 만들어지기 바라며 순환형으로 돌아본다.
▲ 구름같이 높고, 가려져있는 대표적 오지마을 구름재로 들어가는 길목. © 편집부


한국의 대표적인 오지마을과 산길로 떠오르는 은운리 언목마을, 구름재는 보은군 회남면 분저리 마을을 지나며 비포장길로 시작된다. 보은 회남에서 옥천 안남으로 이어지는 구름재는 강원도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덜컹거리는 비포장 길이라 승용차로 이동할 때 조심해야 한다.

구름재와 은운리 언목마을을 돌아보는 순환형 산길의 출발은 구름재 정상 부근 대청호가 멋지게 보이는 곳에 차를 주차한 후 376봉으로 오르는 능선을 따라간다.

소나무 숲을 헤치고 능선길을 가다보면 대청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바위지대가 나오고, 세월을 이겨내고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소나무가 기다리고 있다.

376봉을 지나 완만한 능선을 따라가면 구름재 능선의 정상을 대신하는 409봉을 만난다. 409봉 갈림길에서 동쪽 능선으로 곧장 가면 보은군과 옥천군의 경계선 마을인 지경리로 이어진다.

걷기길은 409봉 갈림길에서 우측 능선을 따라가다 언목마을로 바로 가거나 가산천으로 내려선다. 언목능선길은 산길 정비가 필요하다. 가산천은 대청호의 작은 지류로 골 깊고 비포장 산길이라 승용차가 다니기도 불편하지만 은운리 앞에 조용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구름재를 따라 은운리 언목마을로 향한다.
▲ 구름재에서 바라본 은운리 마을. 이름 그대로 구름도 숨을 듯이 외딴 곳이다. © 편집부

언목리는 오지마을중의 오지로 주말에나 사람을 만나보는 그런 곳이다. 한 때는 20여 가구가 살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상주하는 주민이 없을 정도로 은둔의 마을같은 분위기다.

가파른 구름재 고갯길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구름 속에 숨어있는 은운리 언목마을이 저만큼 아래에 보인다. 건너편 산봉우리에는 흰 구름 하나가 쉬어 가려는 듯 걸려있고 산길이 마을을 거쳐 가산천을 따라 계곡 속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아쉽게도 구름재를 따라가며 비탈진 산기슭에 건축자재와 각종 쓰레기가 흩어져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볼썽사납다. 길옆에 있다면 치우기라도 할텐데 경사가 심한 계곡 비탈면에 흩어져 있으니 처리하기도 어렵다.

구름재 고개정상으로 돌아와 바로 앞에 보이는 민묘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와 환산의 풍광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오지산악길로 떠오르는 구름재와 오지마을 은운리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포장길이 아닌 옛길로 구름재와 은운리의 모습이 그대로 남기를 바란다면 욕심일까?
▲ 구름재에서 보는 대청호는 사시사철 좋다. 한 여름 풍경이다. © 편집부


걷기길 : 은운리 구름재 정상→ 능선길→전망 좋은 곳→376봉 산길→능선길→409봉 정상→정상 갈림길 우측 언목능선→가산천 계곡길→언목마을→사당→구름재→전망 좋은 곳→구름재 정상. 순환형(약 4시간 30분소요)

/글·사진=송태호 '청주삼백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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