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에는 자원봉사자가 하루 최고 5만여명이 찾아 오고 있다. 외국인들도 상당수 태안을 다녀 갔다. 그런데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왔다가 기름 제거는 커녕 밥 먹고 사진 찍고 그냥 가는 사람도 있다. 특히 정치인들은 한두삽 기름을 떠내는 시늉만 하고 옷갈아 입고 떠난다. 그저 생색만 내는 자원 봉사인 것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자원 봉사자가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는데도 이들을 남겨 두고 오후 6시만 되면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라며 자원봉사를 다음에 오라고 한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투표를 일찍 마치고 자원봉사에 나서려던 시민들의 발길을 공무원이 막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사람은 많아도 일손이 닿지 않는 곳도 아직은 많다. 여름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보령시 '호도'의 경우 마을 노인들만이 나와 폐유를 닦아내고 있다. 간혹 보이는 젊은이들은 뭍으로 나갔다가 사고 소식에 달려온 자녀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자원봉사자들이 오기는 하지만 오후 3시쯤이면 모두 철수한다. 장비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마스크, 흡착포, 기름을 담을 용기도 부족하여 손을 놓는 경우도 있다. 만리포 등 해수욕장은 뭍과 가까워서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장비도 계속하여 지원되지만 뭍과 떨어진 섬들은 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않는다. 배편이 한정되고 이동 시간 때문에 봉사 시간이 적다해도 지원이 너무 안된다는 것이 섬주민들의 불만이다. '외연도'도 마찬가지이다.

기름은 이제 천연기념물 제334호 태안군 '난도' 주변까지 퍼져 있다. 신진도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 가량 거리에 있는 무인도가 난도이다. 면적이 4만7000여㎡에 불과한 이 난도는 울음소리가 고양이와 비슷한 괭이갈매기 번식지로 유명하다. 이곳도 기름의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100여m 높이의 암벽 아랫부분에 기름이 덕지덕지 붙어 이를 제거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수욕장 등 육지와 붙어있는 해변 방제에 집중하지 말고 인력과 장비가 제대로 투입되지 않는 섬들에 대한 방제에 나서야 할때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