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한 술집 출입구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다고 한다. "나는 정직한 돈만 믿는다. 금과 은 그리고 비트코인." 2009년 비트코인은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의 충격과 여파가 남아 있는 때에 등장했으며 중앙은행을 정점으로 하는 기존 금융 시스템은 전 세계로 번져 나가는 금융 위기가 찾아와도 돈을 새로 찍어 내 대형 은행들을 구제하는 것 외에는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없었고 그 손실은 모든 경제 구성원들이 분담하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에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비트코인과 같은 차세대 화폐를 유력한 대안으로 생각하게 만들었고 현재 국내에서도 각국 통화로 환전할 수 있는 거래소인 한국비트코인거래소가 설립되는 등 다양한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비트코인 사용자 중 상당수는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 수수료가 많게는 10%까지 올라가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단인 비트코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정체불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데, 그는 비트코인이 2140년까지 2100만 개만 발행되도록 설계해 놓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는 마이닝에 따른 보상은 발행 비트코인의 누적 총량에 따라 계속 반감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2013년 현재 대략 1200만 비트코인이 발행됐다고 한다. 비트코인은 PC나 스마트폰에 '비트코인 지갑'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설치하기만 하면 이용이 가능할 정도로 편리하며 사생활에 대한 보호가 철저하고, 투명하고 안전한 거래 등 화폐로서의 매력을 많이 갖추고 있다.

특히 수수료가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든 해외든 송금 시 발생하는 수수료, 중소 상인이나 기업에 부담이 됐던 신용카드 수수료, 결제 시스템 이용료 등의 부담이 사라지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이제는 나이키, 버거킹, 매리어트 호텔 등 미국 전역 5만여 개 소매점과 베를린과 런던 등 주요 도시에는 비트코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술집과 레스토랑 등이 성업 중이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 중인 중국에서는 바이두 등 유명 포털에서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유럽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나온 가상 화폐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했으며 타임은 "비트코인은 가장 완벽한 화폐"고 평가할 정도로 비트코인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화폐로 인정받아 가고 있다. 이런 비트코인은 아직 평가 가치의 변동성이 크다거나 탈세나 돈세탁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거나 해킹으로부터의 위협으로 보안에 허점이 있는 등 화폐로서 사용되기에는 아직 부정적인 면도 많으나 비트코인의 등장은 인터넷의 파급력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T기반이 잘 갖추어진 대한민국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한다면비트코인은 국가 발전을 위한 혁신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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