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엄 무시한 사실상 압력행사 비난

충북 경제계 인사들이 하이닉스반도체 청주공장 증설공사를 전면 중단시킨 노동청 청주지청을 상대로 조속한 중지해제를 건의하고 나서 사실상 업체편들기 압력 행사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태호 충북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지역 경제기관? 단체장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국토지공사 오송사업단 상황실에서 열린 '충청북도 목요경제회의'에서 곽노엽 노동청 청주지청장을 상대로 "최근 산재사고를 이유로 하이닉스 공사현장에 대해 공사를 전면 중지시킨 것으로 안다"며 "하이닉스는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해야 하는 산업인만큼 충북지 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공사를 무기한 중지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이번 청주노동지청 조사과정에서 건설회사가 59건의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위반내용의) 경중을 가려 공사가 하루빨리 재개될 수 있도록 신경써 달라"고 건의했다.

정우택 충북지사도 이날 회의에서 "(이 회장 말씀대로) 하이닉스 공사가 하루 늦어지면 국가적으로는 큰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하루 공사지연시 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하이닉스가 1년6개월 정도 걸려야 하는 공사기간을 11개월로 단축하는 것 아니겠냐. 산재사고를 일으킨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무한정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공사중지를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동단체 한 관계자는 "산업현장의 안전사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청주지청을 상대로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업체 측의 손실만을 이유로 조속한 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또하나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같은 현장에서 세 번씩이나 인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건설사의 안전불감증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지역 경제단체장들의 왜곡된 '관용'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노동청 청주지청은 지난 16일 오후 하이닉스 청주공장 a-프로젝트 증설현장에서 인부가 추락사한 사고를 비롯, 최근 6개월동안 총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지난 18일 공사를 전면 중단시키고 특별관리감독에 들어갔다. /이성아기자 yisu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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