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향기로워야 벌 나비도 쉬어간다

꽃이 향기로워야 벌 나비도 쉬어간다
꽃이 예쁘다고 하지 않고 향기롭다 했을 때, 여자의 미모보다는 인품을 뜻하는 것이겠다. 벌 나비가 놀다가는 것이 아니라 쉬어간다고 하면 여자의 인품에 끌렸다고 해야겠다.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인가. 어차피 노류장화일 텐데 인품까지 말하는 건 지나친가. 하지만 기생에도 도인기생이 있다지 않나.

꿀 있는 꽃이라야 벌 나비도 찾아간다
미모만 빼어나서 될 것인가. 여러 모로 갖추고 있고 취할 게 있어야 사내들이 따르게 된다는 뜻. 여자에게 단맛이란 몸이겠다. 그것도 그저 통나무 올라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몸이 아니라, 요분과 감창으로 사내의 혼을 빼놓는 몸이겠다. 그런 꽃에 누가 현혹되지 않겠는가.

꿩 잡아먹은 쑥구렁이 같다
큰일을 저지르고도 느긋한 표정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그래도 쫓는 데까지는 한 번 쫓아 봐야겠어. 그 작자가 생사람을 죽여 놓고도 꿩 잡아먹은 쑥구렁이처럼 늘럼한 얼굴로 병원문을 나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세상이 온통 그 작자한테 농락을 당하는 것 같아…." (송기숙의 '추적')

끈 떨어진 줌치, 줄 떨어진 연 신세
줌치란 주머니의 사투리.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빗대는 말이거나, 물건이 아주 못 쓰게 되었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들."그나저나 최건이 그놈은 이제 끈 떨어진 줌치요, 줄 떨어진 연 신세구만." "그놈보다도 학조 집에 드러누워 있는 왕길이 그놈 꼴이 볼 만하겠는 걸." (정동주의 '단야')

끓는 가마솥에 알몸으로 뛰어들기
제가 스스로 저에게 해 되는 짓을 한다는 뜻으로 빗대어 이르는 말. 『어쨌거나 '분단극복'은 분단의 역사를 진실하게 밝혀내고 기록함으로써 역사의 잘잘못을 따지고, 그 객관적 판단과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분단의 요소를 제거해 나가 통일의 새로운 길을 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두가지 일을 하는 것을 호랑이 아가리에 머리 디밀기요, 끓는 가마솥에 알몸으로 뛰어들기요, 제재소 톱날에 가슴팍 들이대기였다.』
(조정래의 '누구나 홀로 선 나무')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