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의 원년


다사다난 했던 계사(癸巳)년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마지막 날이다.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한 해의 결의를 다지면서 시무식을 가진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가 훌쩍 가버렸다. 갑오(甲午)년 새해는 우리 지역으로선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다. 청주와 청원이 통합하면서 새로운 도시가 탄생돼 84만여 시민들에게 가슴 설레는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지역이 통합되면서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도시가 될 것을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어찌 설레지 않겠는가? 여러 분야 중 농업을 살펴보기로 하자.

특·광역시 설치에 관한 법률이 한시법으로 폐지되면서 인구 100만이 넘어도 광역시로 전환해주지 않은 이후 성장해 온 전국 도시 중 인구 80만 이상 도시를 조사해봤다. 수원 등 여섯 곳인데 이들 도시의 경지면적과 농업인구비율만 단순조사해 본 결과 수원이 경지면적 1221㏊에 농업인구 0.88%, 성남이 499㏊에 0.36%, 고양이 4289㏊에 2.32%, 용인이 8105㏊에 2.81%, 부천이 701㏊에 0.3%, 통합 창원시가 1만284㏊에 2.4%인데 반해 우리 통합 청주시의 경우 경지면적 2만1348㏊에 6.34%다.


-로컬푸드와 도시농업


로컬푸드 운동이 확산 되고 있는 시점에서 청원·청주 통합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란 고사 성어에 비유되듯 많은 새로운 형태의 농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가까이서 스킨십 할 수 있다는 것은 청원에서 생산되는 깨끗한 농산물을 원거리 이동 없이 빠른 시간에 소비자에게 신선도를 유지한 채로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하나는 도시농업인데 지난 3월 23일 제정·공포된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농업에 관한 공간과 재료를 지원하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통합 청주시의 시정에서도 비중있게 다뤄야 할 주요 시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도시와 농업의 만남은 도시민들의 농산물 소비를 확대시키고 대기오염을 줄여주며 유휴지·건물옥상 녹화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시키고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와 노인 공간 활동으로 작용해 함께 나누는 인간성을 회복 시켜 줄 것이다.

농업인에게도 작물·자재 등 공급을 통해 신 소득 기회가 됨을 염두에 두면 통합 청주시에서의 도시 농업은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점을 살릴 수 있는지의 여부는 통합 청주시 시정에 좌우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로컬푸드 생산·유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청원생명 농업의 친환경적 이미지를 제고하기위한 생산조직 및 현장 육성은 물론 도시민에게 빠른 시간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 조성과 도시농업의 세심한 계획을 필수 시책으로 반영해야 한다. 통합 이후 소외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청원군 농업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건 로컬푸드와 도시농업이다.



/윤명혁 청원농기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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