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국제종합사격장이 내년 8월 베이징올림픽까지 철거가 연기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의 엄승용 문화유산국장은 24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태릉사격장의 철거 계획을 유보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내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지만 문화재 보존 원칙에는 변함없다. 사격계가 앞으로 철거 일정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등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이 공사설계가 확정대는 대로 내년 초부터 철거에 들어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꿔 사격계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사격계의 거센 반발은 다소 수그러들 전망이다.

태릉사격장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국가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문화재청에 태릉사격장 철거 계획을 취소하라고 촉구할 예정이었다.

김진희 대한사격연맹 부회장은 "문화재청의 입장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지난 21일 처음으로 문화재청이 태릉사격장을 베이징올림픽까지 개방할 수 있다고 전해들었다.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면 27일 집회를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릉사격장 재개방이 확정될 때까지 변수는 남아있다.

사격연맹은 대체사격장이 마련될 때까지 태릉사격장은 존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문화재청이 철거 시기를 당장 약속하라고 압박할 경우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또 문화재청이 토양의 납오염 문제 등으로 클레이사격장 개방에는 난색을 표명하고 있고 국유재산 사용료도 합의해야 하는 등 실무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중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18일 태릉선수촌 내 건물의 리모델링에 반대하는 문화재청을 방문해 항의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