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한예슬 최강희 등 흥행 고배

미녀 배우들이 씁쓸한 연말을 보내게 됐다. 주연을 맡은 영화가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주요 cf를 섭렵하며 'cf퀸'으로 꼽히는 김태희는 작년 연말에 이어 2년 연속 우울한 연말이 돼버렸다. 제작비 100억 원 규모의 대작 '중천'이 100만 명 남짓한 스코어를 기록,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그는 올해 내놓은 '싸움' 역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으로 스크린에서만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개봉한 '싸움'은 개봉 2주가 지났지만 23일 현재 전국에서 겨우 32만4천여 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연기파 배우 설경구와 호흡을 맞췄고, 드라마 '연애시대'로 호평받은 한지승 감독의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개봉 전부터 김태희의 영화 홍보 활동을 두고 불거진 논란이나 연기력에 대한 시비 등을 극복하지 못한 것.

한 영화 관계자는 "김태희 씨의 경우 대중에게 배우로서 이미지가 굉장히 취약하다는 걸 느끼게 한다. 이미 김태희에 대해서는 cf를 통해 알 만큼 안다는 생각을 해 그가 출연한 영화를 선택하는 건 꺼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등장하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이 독무대나 다름없었던 '용의주도 미스신'의 한예슬도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됐다.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매력 만점의 캐릭터를 선보였던 한예슬은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에 '올인'하다시피했으나 18일 개봉한 이 영화는 전국 22만 명 정도만 찾았을 뿐이다.

'용의주도 미스신'이 젊은 여성들에게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많아 2005년 대작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노려 흥행에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 '작업의 정석'과 궤도를 같이 하고 싶었겠지만 결과는 부정적이다.

골수 이식으로 그 어느 때보다 대중의 관심이 높았던 최강희의 출연작 '내 사랑' 역시 27만 명을 동원했을 뿐이다. '내 사랑'이 옴니버스 영화여서 최강희 단독 주연은 아니지만 감우성과 함께 영화의 중심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기에 그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송지효가 주연으로 나선 '색즉시공 시즌2'도 만족스러운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12월 개봉한 한국영화로는 가장 좋은 성적인 111만여 명이 다녀갔지만 420만 명이 관람한 '색즉시공'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

'용의주도 미스신'과 '내 사랑'은 이제 개봉 첫 주가 지났을 뿐이고 '색즉시공 시즌2'는 꾸준히 관객을 불러모으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황금나침반' '나는 전설이다'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 등 세 편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앨빈과 슈퍼밴드'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 '마법에 걸린 사랑' 등 겨울방학 특수를 노린 가족 타깃 외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판세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가면' '헨젤과 그레텔'이 29일 개봉한 후 1월1일 개봉하는 '기다리다 미쳐'가 상업적 접근으로는 호평을 받고 있는 데다 여자 배우들이 대거 경쟁하는 1월 개봉 스케줄도 이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

손예진ㆍ김명민 주연의 '무방비도시'와 문소리ㆍ김정은 주연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1월10일 개봉하며, 이미숙ㆍ김민희ㆍ안소희 주연의 '뜨거운 것이 좋아'가 1월17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숙, 문소리, 손예진, 김정은 등은 12월 개봉작을 내놓은 여배우들보다 영화계에서 탄탄히 뿌리내리고 있는 배우들로, 이들이 1월 흥행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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