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 중 한 사람은 아베다. 아베는 지난달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현재의 중·일 갈등을 1차대전 발발 직전 영국과 독일의 관계에 비유하며 양 국 무력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현재 아시아 태평양 정세불안은 중국의 군비확충에서 비롯됐고 야스쿠니신사는 국적과 관계없이 모든 전쟁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곳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아베는 중국 군비확충을 비난하면서 오히려 평화헌법 폐기 등 공격적 군사안보 정책을 펴고 있다.

이런 아베의 행보는 대한민국을 고립시키고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후 쏟아지는 국제사회의 비난에서 벗어나려던 일본 입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아베의 역사·세계관에 문제가 있음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과거사에 대한 진실한 반성 없이 현재·미래가 있을 수 없음에도 오히려 아베는 그릇된 역사관에 기초, 거듭 동북아 정세를 어렵게 하고 세계평화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린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듣지 못한 채 돌아가신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를 애도한다. 할머니는 말을 잘 못하시면서도 "일본이 사과했으면"이라는 말은 또박또박 하셨다고 한다.

NHK 모미이 가쓰토 신임회장은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도 위안부는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전쟁에 어떤 위안부가 있었나. 그 한 마디로 일본의 추악한 작태가 용서되는가. 중국 하얼빈시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마련됐다.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한국 정부의 안 의사 표지석 설치 추진에 불만을 표시하며 안중근은 범죄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의도가 어떤 것이든 이 기회에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및 역사왜곡 움직임에 대응할 것을 주문한다. 아베 정부는 중·고교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하도록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도 개정했다.

정부는 이에 강력 항의하고 일본의 과거사 도발과 관련, 타국과 공동으로 일본 제국주의 침탈 만행을 고발하는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박수를 보낸다. 여성가족부는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특별세션'을 열어 그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아베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어째서 국제사회가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지, 유럽의회에서 왜 다시금 일본 정부에 사죄를 촉구하려는 움직임이 있는지, 미국에서 처음 버지니아주가 왜 동해 병기 법안을 통과시켰는지.



/박정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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