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주) 최휴창 연구원

최근 유가가 급등하고 자원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등 국제에너지 증세가 급변하면서 국가에너지전략의 중요성이 급격히 부각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는 현재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하여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1990년 이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1인당 배출량 증가율도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자원확보경쟁의 해결과 고유가 및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원자력발전이라는 것이 현재 세계적인 추세이다. 103기 원전을 가동중인 미국은 '원전 2010 프로젝트'를, 일본은 원전비율을 40% 이상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9기의 원전을 가동중인 중국은 2020년까지 30여기를 증설할 계획 등 전세계가 이른바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대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전체 에너지의 98%를 수입하고 있는 우리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며, 그 해답으로 값싼 에너지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원자력 시대의 첫 서막을 고리원전 1호기가 1978년에 처음으로 열었다. 이 후 30년간 운행을 끝으로 금년 6월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이 다하였으나, 장기간에 걸친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사결과를 토대로 12월 7일 과학기술부의 '고리원전 1호기 10년간 계속운전'이 허가되면서, 고리 1호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설계수명 연장 운전이라는 새로운 원자력 시대를 여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부존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급 현실과 신규발전 설비 부지확보 여건, 2013년부터 시작되는 제2차 온실가스 감축기간에 우리나라가 의무 감축국에 편입돼야 한다는 국제적 압력을 등을 고려할 때, 안전성과 경제성이 입증된 장기 가동 원전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신 고유가시대 맞이하고 있는 현 국가상황에서 에너지 수급에 대한 국가적 자립도를 향상시키고 우리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대부분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에도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은 전문기관의 평가를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 안전성이 확보될 경우 일정기간 동안 계속운전을 허용하고 있다.

과학기술부의 지난 6월 설계수명이 만료된 고리 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 허가 결정은, 현재 가동중인 국내 원전의 절반이 80년대 이전 이내에 설계되어 향후 대부분이 계속운전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을 고려할 경우 국가적 에너지안보차원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환영할 일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환경친화적인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전환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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