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유동근이 아내인 전인화가 출연 중인 sbs tv '왕과 나'(극본 유동윤, 연출 김재형)의 책임프로듀서와 조연출자를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왕과 나'의 제작진은 "유동근 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15일 새벽 경기도 탄현 sbs 제작센터를 찾아 '왕과 나'의 연출진에 대본이 늦게 나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다 이것을 말리던 김용진 책임프로듀서와 이창우 pd를 폭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로 인해 김용진 책임프로듀서는 눈에 피가 고여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고, 이창우 pd는 턱을 다쳤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피해자들이 유동근 씨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유동근 씨가 개인적인 사과만을 하고 일을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 현재 피해자들이 아주 불쾌해하고 있으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왕과 나'는 한 회 대본이 서너 차례로 쪼개져 나오고 있어 배우와 스태프가 모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26일에도 31일 방송 대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을 대본 지연과 연계해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두 사람은 26일 오후 'pd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문제의 원인을 대본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좀 아쉽다. 원인은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본이 늦게 나왔다고 폭행으로 이어졌다는 것 자체는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본 문제와 이번 폭행 사건과는 별개의 문제다. 개인적으로 감정을 표출한 사람은 공개 사과해주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유동근 씨 측에서 성숙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물론 사건 당일 병원에 와서 사과했고, 이후에도 전화 통화를 한차례 했다. 24일엔 유동근 씨가 sbs에 찾아와 사과했다. 그러나 이번 폭행 사건의 사과는 그렇게 끝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들 두 사람 뿐만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왕과 나' 스태프 전체라는 것.

두 사람은 "사건 당일 녹화 현장에 있었던 스태프 모두가 피해자다.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모든 이에게 잘못했으니 그들에게 사과하라는 것이다. 회식 자리였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문제는 사건이 촬영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즉 영업장에서 업무방해를 한 것은 개인적인 사과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sbs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직후 전인화는 '왕과 나'의 촬영에서 한 주 빠졌으며, 현재는 대본이 나오지 않아 촬영을 하지 않고 있다.

윤영묵 sbs 외주제작팀장은 "전인화 씨가 한 주는 제작진에 양해를 구하고 촬영에 빠졌지만 현재는 대본이 나오지 않아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극중 인수대비 비중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계속 촬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피해자 두 사람은 "금요일, 토요일엔 세트 녹화가 있으니 전인화 씨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전인화 씨 자신도 미안해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으로 전인화 씨에 대해 제재를 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전인화 씨는 일단 우리 식구다. 만약 전인화 씨가 더 이상 촬영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남편인 유동근 씨 때문에 전인화 씨를 징계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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