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4년 후인 2018년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에서 23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이별의 아쉬움에 앞서 위안이 되는 것은 아마도 소치 동계올림픽의 폐막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차기 대회를 향한 시곗바늘을 돌리기 시작한 강원도 평창이 전 세계에 4년 후의 동행(A Journey Together)을 약속하는 초대장을 띄웠기 때문일 것이다.
겨울에 핀 꽃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얼마 전, 거실의 한 곳에 자리 잡은 이름 모를 꽃이 그림처럼 피었다. 지난 여름 성당 자매님께서 넝쿨로 된 알 수 없는 화분을 하나 주셨고 넝쿨이 약해보이기에 뿌리를 일광(日光) 소독시켜 분갈이를 해주고지지대를 받쳐주었더니 며칠 후 싱싱하게 잎사귀가 뻗으며 잘 자라 주었다. 그리고 늦가을 된서리가 내린다기에 연약한 넝쿨 줄기가 안쓰러워 거실 앉은뱅이 책상위에 화분을 올려두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여덟 장의 보라색 꽃잎을 한 예쁜 꽃이 피었다. 그제야 부랴부랴 이름을 물어보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으아리 꽃(Clematis)'이란다. 꽃말도 예뻐서 마음의 아름다움,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 고결(高潔)이란다.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 고결
이번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의 경기와 폐막식을 보며 앞으로 참 많은 일들이 회자(膾炙)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올림픽 경기에 출전한 선수치고 감동을 안기지 않은 선수가 있었는가. 눈물을 감추려는 어린 여고생부터, 넘어지면 일어나 달리려다 또 넘어지는 선수를 보며 안타까움을 더했고, 그림자처럼 세 명이 한 몸이 되어 경기를 펼치던 팀 추월 경기, 이를 악 물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여자선수까지 그래도 가장 큰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남는 것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논란이 됐음에도 반전(反戰)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 이매진(Imagine)으로 갈라쇼를 마무리 하며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 김연아 선수가 아니었을까. 예쁜 꽃말이 말해주듯 올림픽 기간 내 거실에 피어 말없이 응원을 해준 으아리 꽃이 '아디오스 여나~!' 의 모습을 대변하는 듯하다.
/양충석 설비건설협회 충북도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