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불과 석 달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의 막이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자치단체장이나 의회의원이 되고자 분주히 오가며 자신을 알리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가는 길목에는 예비후보자들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출판기념회도 한창이다.

참 보기 좋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얼굴을 알리려고 사람 많이 모이는 자리를 찾아 명함을 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존경하고 박수 보낸다. 그들의 열심과 열정에 저절로 머리 숙여진다. 지역을 위해 봉사하기 위한 전 단계로써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선거에서 선택받기위해 동분서주 하는 이들을 존경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그 열심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역을 섬기고자 하는 봉사의지다.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권력의지다. 아무리 봉사의지가 있어도 권력의지 없는 이는 나서지 못할 일이기에, 그들의 두 가지 의지 모두 높이 살 일이다. 예비 후보 중에 근래 공직을 그만두는 등 공직경험 있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연금만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열심히 표를 얻기 위해 뛰어 다니는 것은, 강한 권력의지 때문일 것이다.

봉사야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에서 주인공이 되려면 강한 권력의지 없이는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과연 그렇게 열심을 내는 분들이 정말 지역을 위해 얼마나 헌신하는 마음으로 나선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그들의 지역사랑에 대한 마음을 폄훼할 생각도 없고 스스로는 충분한 자질과 자신감을 갖고 나왔겠지만,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본인의 권력의지만으로 출마를 선언하는 이들도 없지 않은 것 같다는 얘기다.

혹자는 선거에서 뜻을 이루지 못해도 몇 달 간 플래카드 걸고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나오는 분도 있어 보인다. 혹은 다음 번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딱한 일이다. 봉사의지는 반드시 권력의지를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의지 없이도 그 동안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진정한 이웃사랑과 지역사랑을 실천 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그런데도 꼭 권력을 잡아야만 하겠다는 의지에 대해 스스로를 냉철히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간간히 들려오는 출판기념회의 문제점이 대표적이다.

정말 평소에 착실히 글을 쓰고 지역에 대한 사랑을 표출해 오던 이라면 모르겠으나 급조한 글, 남이 대필해준 글, 예전에 낸 책을 조금 고쳐서 내는 행위 등 선거목적으로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를 과시하고 봉투를 받는 행위는 좋게 볼 수 없다. 진정 봉사를 하겠다면, 자신이 정말 합당한 사람인가 겸손히 돌아보고, 권력의지의 표출과정인 선거운동의 시작부터 정정당당하며 주변을 배려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찌 됐건, 지역에 헌신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고 동분서주하는 예비후자들의 봉사의지와 권력의지를 찬양하고 존경한다. 항차 당선된 뒤 그 귀한 봉사의지가 약화되지 않기를 소망하며 그들의 열정적인 행보에 응원의 박수 보낸다.



/유재풍 법무법인 청주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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