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재계 총수들과 만난다. 이 자리에는 주요 대기업 회장들이 참석한다.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를 거치면서 기업들이 위축되는 바람에 경제 전반의 활력이 둔화되고 성장 잠재력이 쇠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기업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 회생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하는 데서 경제 활로의 돌파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있다.

대기업 ceo 출신인 이 당선자는 기업 실정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은 그동안 각종 규제와 반 기업 정서에 발이 묶여 제대로 어깨를 펴지 못했다. 수도권정비 계획법, 금융산업구조 개선법, 출자총액 제한제도 등 기업 규제 장치는 곳곳에 널려 있다. 규제를 피한 기업들의 탈 한국은 한반도 공동화와 국부 유출을 초래한다. 빈껍데기 나라로 전락하는 셈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된 534개 제조업체의 자본금 대비 잉여현금 비율이 675.82%에 달한다. 돈을 쌓아놓고 있을 뿐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그 결과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성장 잠재력 훼손은 물론 통화 유통 경색과 일자리 감소로 인해 서민 경제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규제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시장의 역기능이나 부조화를 방지하고, 만인의 선을 위한 부분의 견제라는 의미도 있다. 이 당선자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 하는 것 자체로 투자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기업인들이 투자할 수있는 경제 환경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장담한 만큼 구체적인 실천으로 입증해 보여야 한다.

기업들도 우리 경제의 수준에 맞춰 환골탈태할 때가 됐다. 과거식의 밀실 뒷거래와 특혜 유혹에서 벗어나 실력으로 당당히 경쟁하는 풍토가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富)에 대한 반감은 기업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차떼기 당'이 그냥 나왔겠는가. 정경 유착을 통한 부도덕한 흥정을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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