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점보스가 남자 프로배구 라이벌 lig손해보험 그레이터스를 제물로 2연승 휘파람을 불며 선두 삼성화재 추격에 불씨를 댕겼다.

대한항공은 29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삼바 특급' 보비(19득점)를 앞세워 lig손해보험을 3-0(25-22 25-17 25-20)으로 셧아웃시켰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lig손해보험과 1, 2라운드 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최근 2연승 행진으로 시즌 7승2패를 기록해 1위 삼성화재(8승)를 승점 1점 차로 뒤쫓았다.

반면 lig손해보험은 성탄절(25일) 삼성화재전 2-3 패배에 이어 2연패에 빠져 4승5패로 승률 5할 이하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특급 외국인선수 보비가 펄펄 날며 공격을 주도했으나 lig손해보험은 올해 한국배구연맹(kovo)컵 마산대회 득점왕 기예르모 팔라스카가 올림픽 유럽 예선 참가를 위해 26일 출국한 공백이 컸다.

박기원 lig 감독은 라이트 팔라스카 자리에 신인 최대어인 `얼짱 거포' 김요한을 선발 출장시켜 승부수를 띄웠으나 보비와 신영수, 장광균 등 대한항공 공격수들의 막강 화력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은 첫 세트 막판 장광균의 오픈 스파이크와 신영수의 직선 강타, 블로킹으로 22-17을 만든 뒤 상대 주포 이경수의 날카로운 공격이 불을 뿜으면서 23-22까지 쫓겼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영택의 속공에 이어 보비가 엄창섭의 스파이크를 가로막으면서 접전을 마무리해 기선을 잡았다.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 8-6에서 상대 이경수의 서브 범실과 장광균의 블로킹을 묶어 초반 주도권을 장악한 뒤 13-9에서 장광균의 이동 공격과 김형우의 블로킹, 신영수의 시간차 공격으로 연속 3점을 몰아쳐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lig손해보험은 레프트 엄창섭이 2세트 후반 공격 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는 악재까지 겹쳐 세트 스코어 0-2로 몰렸다.

대한항공은 3세트 시소게임을 이어가던 9-9에서 보비의 오픈 공격으로 균형을 깨며 연속 4점을 쓸어담았고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밀어붙여 완승의 마지막 조각을 맞췄다.

지난 26일 아마추어 초청팀 상무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간신히 이겨 가슴을 쓸어내렸던 대한항공은 진땀승이 보약이 되면서 강한 공격 응집력으로 lig의 코트를 맹폭했다.

이와 달리 lig의 이경수가 18득점에 그쳐 현역 최고의 스파이커다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프로 진출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김요한도 데뷔 후 첫 선발 출장에서 서브 에이스 1개 등 6득점과 31.25%의 낮은 공격 성공률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사진설명=지난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lig 김요한이 현대캐피탈과의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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