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 안팎으로 취업문제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취업을 위해 수십 군데의 회사에 원서를 넣고 떨어지고를 반복하며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 취업 과정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정 중 하나가 면접일 것이다. 서류전형이나 필기시험을 합격했지만, 취업의 최종관문인 면접시험에서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요즘 면접은 유행처럼 압박 면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압박면접이란, 말 그대로 의도적으로 중압감이 높은 상황을 조성하고 주어진 과제나 질문에 빠르게 답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압박 면접 때문에 직무에 대한 능력과 실력이 충분함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물론 다른 지원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치러지는 면접시험이니 달리 불평을 할 수 없기는 하다. 다만 면접이라는 과정이 해당 회사에 필요한 최적의 인재를 선택하기 위해 치러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이러한 압박 면접에 대한 지원자의 대응 능력이 꼭 그 사람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인가에는 의문이 남는다.

사실 필자도 짧지 않는 기간 동안 직장생활을 해봤지만 직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때 이들이 겪는 압박 면접처럼 분초를 다투며 빠른 시간 내에 해답을 내놔야 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듯 싶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대부분의 경우 문제의 원인을 다각도로 들여다 보며 해결책을 마련할 시간이 비교적 충분하게 주어진다. 따라서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는 압박면접에서 일시적으로 기지를 잘 발휘해 높은 면접점수를 받는 사람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압박면접은 인재를 걸러 버릴 위험이 크다. 연구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인지능력이 뛰어나 머리가 좋은 사람일수록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압박강도가 센 환경에서 극도로 긴장하거나 당황해 침착함을 잃는 경향이 있으며 정신적으로 무너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인재들은 압박면접을 통과하지 못하고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선택한 인재가 직장에서 우수한 직무능력을 발휘하며 성공적인 직장인으로 커나가는 데는 압박면접에 능한 인재 보다는 일반적인 지적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많은 연구결과로 나타난다.

채용과정에서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면접과정에서 중압감을 높이기보다 지원자가 압박을 덜 느끼도록 배려하며 면접을 진행한다면 인지능력이 우수한 인재가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면접관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직관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인재를 뽑는 과정에서 면접관의 직관보다는 데이터를 중시하고 그것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 것이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심완보 충청대 교수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