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이들을 가르치는 책임은 교사의 몫이다. 묵은 시간을 보내고 새 날을 맞는 이들의 가슴속에 희망을 전해야 한다.
"탈피(脫皮)하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괴테가 파우스트에서 한 말이다.
뱀은 살아남기 위해 껍질을 벗는다고 한다. 그의 껍질은 대단히 단단해 정기적으로 벗지 못하면 자기 껍질에 갇혀 죽기 때문에 뱀에게 '껍질벗기'는 생존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새로운 학기는 뱀의 '껍질벗기'에 해당한다. 지난 해를 보내며 그간 몸과 영혼에 깃들어 있던 그릇된 습관, 생각,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이다.
이 시대의 학생들은 모두 심신이 지쳐 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의 안식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엄청난 학습량을 주기 전에 먼저 이들의 영혼과 육신을 따뜻하게 만져주고 치유해 줘야 한다.
우선 날마다 개인적 명상 시간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 자신에 대한 반성과 이웃에 대한 배려,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명상은 자신을 새롭게 할 것이다.
다음엔 교사와 개인적인 멘토링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인생의 깊이가 묻어나는 선배와의 대화에서 용기와 힘을 얻어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했으면 좋겠다. 운동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각 학교의 여건에 맞는 종목을 선택, 전교생에게 실시하면 학교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변하고 학습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보건실에서 정기적으로 혈압, 체중, 체력상황 등을 확인하고 건강상태에 대한 상담과 지도를 받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은 자기의 몸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몸을 자주 점검해 주며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학교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의 내용을 꾸준히 지켜 기대 이상으로 큰 열매를 맺어 마음과 체력이 두드러지게 새로워지는 사례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학생들의 언어, 사고, 인격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아무리 노력해도 학교생활을 잘 하기 어렵다. 물론 변화가 쉽사리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가정, 학교, 또래들 사이에서 형성된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정성과 수고가 전제 돼야 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엄청난 사랑을투자 해야 한다. 사랑의 헌신이 학생들 사이에서 인정될 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그래서 탈피는 교사가 먼저 해야 한다.
/이진영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