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이틀간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차 네덜란드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 마크 루터 총리와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했고, 25일에는 미국의 중재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미·일 3국 정상회담도 가졌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자주적 평화통일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하는 등 성과가 큰 정상회담이었다. 필자도 오래 전 헤이그에 가서 이준 열사 묘역을 참배했기에 더욱 감명 깊었다.


- 통일의 초석


또한 박 대통령은 독일을 국빈 방문했다. '통일은 대박'이라고 강조하며 '통일준비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통일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이번 독일 방문도 통일독일의 경험을 배우고 풍부한 산업적 노하우와 함께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독일 방문의 의미와 효과는 무척 크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지난 1964년 12월, 경제차관을 얻기 위해 서독을 방문한 지 50년이 됐고, 이번에는 남북통일의 해법을 위해 방문한 것이다. 가난을 이겨내려 독일까지 가서 온갖 고생을 한 광부와 간호사 같은 분들 덕분에 '한강의 기적'을 이뤄 오늘날 이만큼 잘 사는 것이다. 50년 전, 대통령이 파독 근로자들과 만났을 때 울음바다가 됐다는 피맺힌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나이 70세를 오래 살았다는 고희(古稀)라고 하는데, 내년이면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된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해방이 됐지만 외세에 의해 분단돼 지금도 갖가지 난관과 고통을 겪고 있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처럼 남북이 하나 돼 한민족의 저력과 민족혼을 발휘할 통일조국을 그려본다.


- 통일로 가는 길


이번 독일 국빈방문을 통해 130여 년에 걸친 양국 간 우호협력관계를 확인하고, 실질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통일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체제를 구축해 '통일대박론' 구상을 실천하는 방안을 마련했을 것이다. 한반도 통일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세우는 중요한 기회가 됐고, 대부분 일정이 '통일'과 '경제' 교류 확대에 중점을 뒀다.

이제 통일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닌,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온 국민이 국익을 앞세우고 하나가 돼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통일은 외세의 힘으로 저절로 되지 않는다. 북한 김정은은 겉으로 유화 공세를 펴면서, 천안함 피격 4주기에도 노동미사일을 발사하고 통일대전(大戰) 준비 등 적화통일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다. 통일로 가는 길이 어렵고 험난하겠지만 언제 어디서 오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가 다니며 목격한 분단의 아픈 현장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휴전선, 판문점, 통일전망대, 서부전선의 애기봉, 강화도에서 바라본 북녘, 만주벌의 조선족, 금강산, 백두산 천지, 중·조국경을 이루는 두만강다리….



/김진웅 前 경덕초 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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