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 델포이 신전(神殿) 현관 기둥에 새겨진 경구(警句)로, 소크라테스가 이 글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자기 철학의 주요 명제(命題)로 삼았다고 한다. 당시 소크라테스는 무엇이든지 다 아는 것처럼 떠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답해 본 결과, 이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일깨워 줬다.


그러고 보면 소크라테스야말로 사람들에게 '아는 것 같으면서도 잘 알지 못함' 즉 '무지(無知)'를 일깨워 준 위대한 철학자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그의 가르침은 오늘 날에도 중요한 덕목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왜냐 하면 현대의 물질문명 시대에도 이러한 정신적 가치가 뒷받침되어야만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소크라테스와 같은 철학자들은 인간의 앎(知)이란, 신(神)에 비하면 하찮은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고로 우리들은 '앎'을 끊임없이 추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즉, 과연 나는 누구이며 나의 본래 모습인 '정체성(正體性)'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 있게 답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세상의 이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굉장히 아는 것처럼 과시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듯이 별로 아는 것도 없는 데도, 잘 아는 체 한다면 이는 자기 분수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알찬 사람은 자신의 훌륭한 내면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잘 익은 곡식은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모름지기 지혜는 늘 자신의 부족함을 자각하는 자 만이 추구할 수 있는 대상이다. 자신에 대한 과신(過信)과 자만심(自慢心)! 이는 자신의 성찰과 반성을 게을리 하는 문제의 뿌리가 된다.


무릇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은 자기가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다. 자기가 잘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는다.


'너 자신을 알라'는 스스로 무지를 깨달으라는 요구다.


자기의 능력과 자질 그리고 욕구수준이 무엇인지를 올바로 알고 이에 따라 행동하려는 자세가 '너 자신을 아는 길'이다.


진정으로 묻고 확인하는 삶의 여정이 자신을 변화시켜 건강하고도 의미 있는삶을 가져다 준다.



/곽의영 前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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