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아시안게임 좌절을 딛고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에 도전하겠다'
무자년 새해가 밝으면서 프로야구 3년차가 된 `괴물' 투수 류현진(22.한화)은 올해 각오가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데다 3년차 역대 최고 몸값인 연봉 1억8천만원을 받아 기대에 걸 맞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류현진은 그해 다승(18승)과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등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이루며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그해 아시안게임에서 제몫을 하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

사회인 야구인이 주축인 일본과 경기에 선발 출격했으나 2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6개와 볼넷 4개로 5실점하며 무너졌던 것이다.

류현진은 절치부심하고 새롭게 시작한 지난해 `2년차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17승을 수확하고 삼진 178개를 솎아내 탈삼진왕 2연패를 달성하며 좌완 특급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포스트시즌에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⅔이닝을 8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가을 무대 첫 승리를 신고하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류현진의 다음 시험 무대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펼쳐졌던 지난해 12월1일 대만전.

일본전 선발 카드 예상을 깨고 대만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을 4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도하 아시안게임 때 부진을 털어낸 국제 무대 첫 승리였다.

아깝게도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석패하면서 베이징올림픽 직행 꿈은 무산됐지만 류현진이 자신감을 찾은 계기가 됐다.

이제 류현진의 남은 목표는 패자 부활전에서 올림픽 티켓을 건져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것.

오는 3월 7∼14일 대만 타이중에서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한 8개국이 올림픽 출전권 석장을 놓고 다툴 세계 예선전에서 박찬호(34.la 다저스)와 김병현(30.플로리다 말린스) 등 해외파들이 빠진 공백을 메우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

비활동 기간이라 모교인 인천 동산고를 찾아 오전에는 러닝과 캐치볼, 오후에는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훈련하는 류현진은 "내년 시즌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는 게 첫째 목표"라면서 "또 아프지 않고 올해와 작년처럼 꾸준하게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막판 통증이 있었던 왼쪽 팔꿈치 정밀진단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마음이 가볍다.

류현진은 "1월15일 팀 전지훈련을 떠나기 때문에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고 페이스를 끌어올릴 생각이다. 구질은 크게 보완할 필요를 못 느끼지만 체중을 지금보다 5㎏ 정도 빼려고 한다. 올림픽 예선 때 상대팀을 잘 분석해 점수를 적게 주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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