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일 제18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틀째 대구 방문을 계속했다.

2월 임시국회 이후 공천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이명박 당선자측에 대해 전날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직격탄을 날린 박 전 대표는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달성군 신년하례회 참석에 앞서 '당에서 공천과 관련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헌 당규에 따라 정상적으로하면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 17대 총선 당시 상황을 '정상적' 사례로 언급하며 이번에도 17대에 준해 시기와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거를 석달 남겨둔1월 중순부터는 공천 심사가 본격화해야 한다고 못을 박은 셈이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에는 2003년 12월말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1월 중순부터는 공천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강경 기류도 여전했다.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피해의식', '밥그릇 싸움'이라는 당선자측 비판과 관련해선 "그쪽이 피해의식인 것 같다. 피해의식 정도가 아니라 피해망상"이라며 직설적 공격을 이어갔다.

측근들도 한결 강경해진 모습이었다. 김무성 최고위원은 "당헌.당규대로 해야한다. 공천과 관련해 빠른 시일내에 논의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나섰고, 유승민 의원도 "지금부터 공천심사를 하면 2월부터 1차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이틀 연속 이야기하는 것은 그냥 안 넘어가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이 당선자 측에서 계속 대답이 없으면 박 전 대표는 굉장히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는 정치.정당 개혁을 요구하다 탈당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라며 "이런 개혁의 성과를 거꾸로 돌리는 사당화나 밀실공천 시도에 대해서는 정치적 소신을 갖고 싸울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신년하례회에서 "올해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큰 해다. 10년만에 정권을 교체해 다시 시작할 수 있고, 계획했지만 못했던 일들을 새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여러분이 계셨기 때문에 벼랑 끝에 서 있었던 야당을 살릴 수 있었고 바른 정치를 할 수 있었다. 여러분의 은혜를 마음 깊이 새기고 있고 반드시 보답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지역단체장 등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뒤 승용차 편으로 귀경했다. 박 전 대표는 당분간 측근 의원들의 출판기념회 등 몇몇 행사에 참석하는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외부 일정은 잡지 않을 계획이며 중순께에는 측근 의원들과그룹별로 회동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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