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인
하나대투증권
청주증권지점장

지난주 코스피 시장은 급락세로 출발했다. 8000억원 넘게 출회된 프로그램 매물이 가뜩이나 수급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미국의 12월 ism제조업 지수 악화는 신용위기가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장중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흔들렸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갭 하락으로 시작된 장이 후반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저점대를 지지해 주면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은 긍적적이다.

이번주 코스피 시장은 대외 악재가 부각된 가운데 옵션만기일(10일)도 앞두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그리고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증시가 큰 폭 하락하며 우리증시에도 '검은 월요일'의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글로벌증시의 이번 폭락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불안한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 증가치가 1만 8000명(예상치 7만명)에 그쳤고 실업률도 5.0%로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고용지표는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이며 주식시장을 한동안 혼란에 빠뜨릴 전망이다. 미국 증시의 최근 주가하락폭은 이 같은 조짐을 그대로 선반영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새해 들어 단 2거래일(실제로는 3거래일이지만 하루는 상승)동안 3.5%나 급락했다.

이번 주는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수급공백이 회복되느냐에 따라 대외 악재를 넘을 수 있으냐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적지 않은 프로그램 물량 청산에도 기관이 저가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지수가 험악한 조정 양상을 띠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수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 재투자 자금의 증가로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이 120조 잔액을 돌파하면서 기관의 매수 여력은 충분하다. 여기에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 가능성 역시 긍정적이다. 하지만 투신과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더라도 그 시기는 옵션 만기라는 불확실한 이벤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 글로벌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한산하다.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주택관련지표(잠정주택판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변수가 없다. 주택경기의 의미 있는 바닥 확인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인 만큼 잠정주택판매 지표가 시장에 호재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경기는 작년 4분기에 상당히 둔화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올해 1분기에도 뚜렷하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2월 ism제조업 지수 악화, 그리고 최근 내구재 주문의 정체된 흐름이 이를 반증한다고 본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금융 당국이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섰고 선진 시장 금융주로 아시아와 중동계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번 주부터 국내외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되는데 10일 posco가 해외에서는 9일 알코아가 1번 타자로 나선다. 하지만 국내외 모두 어닝 시즌은 다음 주부터 본격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주 코스피는 다소 굴곡이 심한 흐름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다.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업종 중심으로 조정 시 분할매수 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업종으로는 높은 이익 성장세가 기대되는 조선, 기계, 해운주가 좋아 보인다. 또한 중국의 고급 가전 수요에 대비하여 it업종 내에서 디스플레이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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