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戰後),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根幹)으로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과 주택공급 등을 통해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왔고,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건설 산업은 지난 1947년 처음 도입됐다.

그 후 1958년 건설업법이 제정됐고, 1975년 전문건설업이 도입되면서 업종을 일반건설업에는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등 5개 업종으로 전문건설업은 실내건축공사업과 토공사업 등 25개 업종으로 구분해 대한건설협회에서 정부 위탁업무를 수행해오다가, 10년 후인 1985년 대한전문건설협회가 분리·독립 하면서 우리나라 건설 산업의 관리와 체계에 획기적인 성장을 하게 됐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89년, 토목·건축과는 달리 독립적인 학문체계와 시공기술을 필요로 하고 정적인 건축과는 달리 동적인 설비공사는 첨단 기술체계로 건설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정부와 국회에서는 설비공사업의 전문적인 육성을 촉진하기 위해 1989년 11월 25일 '건설산업기본법 50조'에 의거 대한설비건설협회가 별도의 법정단체로 설립돼 현재까지 건설인들은 자기의 맡은 분야와 업종에서 건설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건축물과 산업현장에 기능과 생명을 부여하고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 기계설비공사는 인체에 비유하면 두뇌, 신경, 순환기, 소화기, 혈관 등의 역할은 자동제어, 가스, 공기조화, 냉·난방, 급수 등의 공사에 해당되고 열역학, 유체공학, 재료공학 등과 연계된 학술적 독립분야로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계설비공사의 중요성은 앞으로 계속 부각되고 관철돼야 할 것이다.

여객선 세월호의 비극적인 침몰사고로 대한민국이 큰 슬픔에 잠겨있다.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예견된 인재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건설인들도 많은 자성(自省)이 있어야겠다.

특히 잊을 만하면 사고가 터지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나와도 또 다른 사고가 이어지는 악순환을 오랜 기간 경험한 건설인에게 이번 사고는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속속 들어나는 사고 원인들이 산업현장 전반에 만연한 불법외국인 등 비숙련 인력, 공기를 맞추기 위한 돌관(突貫)시공,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럴 해저드, 계약직의 안전 관련 투자와 부실한 안전대책 등으로 특정 지워지는 건설 산업의 자화상과 무엇이 다른가. 이의 해결방안은 과연 요원(遼遠)한 것인가? 안타까워 잔인한 4월이 또 그렇게 속절없이 흘러갔다.

/양충석 설비건설협회 충북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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