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나날이 푸름을 더해가고 있고, 6·4지방선거도 1개월도 채 남지 않았지만, 거리는 조용하고 행인들의 표정도 어두워 보인다.

생각할수록 참담하고 부끄러운 세월호 침몰사고 때문이다.

각종 혹심한 어려움과 싸우며 수색을 하고 있지만, 기적 같은 구출 소식은 들리지 않고 눈물겨운 희생자만 늘어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서 전동차 추돌 사고까지 발생하니 하늘도 무심하다.

'비 온 뒤에 땅이 단단해진다'고 했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도 있지 않는가! 책임과 원칙과 상식조차 무시한 업보, 후진적인 사고, 부끄러운 인재(人災)다.

이러한 못난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아이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무능력과 무책임한 어른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으며, 최후의 순간까지 가족에게 '사랑합니다'란 말을 전하며 침착하게 기다렸건만….

요즈음 체육대회·축제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며칠 전 '부처님오신날' 전국의 사찰에서는 봉축법요식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해 많은 위안이 됐다.

불행한 세월호 침몰을 교훈삼아 만시지탄이지만 분노를 다스리고 절망을 희망으로, 껍질을 깨는 아픔과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쇄신해야 한다.

대통령 중 봉축법요식에 처음 참석한 박 대통령의 봉축메시지처럼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지난 3월부터 명장사에 개설된 금강불교대학에 다니고 있다.

종교와 종파를 떠나서 '인생이 무엇이고, 삶이 무엇인가?'등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얼마 전 불교대학에서 최봉수 박사의 강의를 듣고 많은 교훈을 얻었다.

우리가 무심코 많이 쓰는 '틀리다'란 말을 가급적 쓰지 말고, '다르다'라는 말을 사용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시청하며 여러 종교 대표, 여·야 정치인 등이 참석해 함께 봉축하고 부처님오신날의 참뜻을 기리는 것을 보고 '다르다'와 다양성 존중, 화합과 소통의 의미를 되새겨 봤다.

종교인도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만 맞고, 다른 종교는 틀리다고 하면 안 된다.

서로 소중히 여기고 존중해야 하고, 개인·단체·정당·국가 간에도 상대방이 틀린 것이 아니고 다르다고 해야 한다.

'틀리다'라고 못 박아 놓으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귀에 들어올 리 없고 그 결과는 불행해진다.

이제 세계로 눈을 크게 떠야 한다.

핵실험을 일삼고 있는 북한, 독도를 빼앗으려는 일본, 동북공정 등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중국 등만 봐도, 우리는 '다르다'와 '다양성 존중'을 통해 '너와 나', '여와 야'가 아닌 '우리'가 돼 화합하고 소통해 더욱 안전한 나라, 막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세월호 참사의 악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과감하게 바로잡아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가 되는 쇄신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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