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발생 한 달을 맞는 국민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방송을 통해 한 달 내내 구조작업이 아닌 사체인양작업을 지켜봐야했던 국민들의 울분은 극에 달해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했으면 하는 기도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한 달이 너무나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이준석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은 전원 구속됐다. 그들은 어찌해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는 말만 믿고 선내에 대기하던 어린 생명들을 내팽긴 채 자신들만 탈출한 것인가. 같은 승무원이 부상을 당했음에도 그냥 두고 탈출한 것으로도 밝혀졌다니 외형만 인간이 아닌가. 대피방송도 할 수 없었다고 거짓으로 일관하고 오히려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통화를 하고 있었던 그들의 행태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사고발생 후 허둥대던 해경이나 정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분노에 다름아니다. 침몰되는 세월호 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단원고 학생의 전화에 "위도와 경도를 말해달라"는 어이없는 질문은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덩치만 키워왔던 해경의 존재이유를 곱씹어 볼 일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동안 추진한 140개의 국정과제 평가에 있어 총체적 국가재난 관리체계는 우수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소가 웃을 일이다. 박 대통령은 국가안전처 신설을 약속한데 이어 국가재난안전시스템 개편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그 동안의 그 많던 재난안전대책은 어디로 간 것일까.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 또한 어렵고도 더디게 진행이 됐다. 전원구조라는 소식에 환호했던 국민들은 사체가 인양될 때마다 나 자신은 나 스스로가 지켜야한다는 명제를 되뇌인다. 선박 수색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유도선 설치나 민간잠수사의 투입이 이뤄진 것은 모두 실종자들의 최대 생존시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도과한 때였다. 해경의 제지에 의해 뛰어난 잠수능력을 보유한 해난구조대(SSU)나 수중폭파대(UDT)가 제 때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긴급해난사고 발생시 가동돼야 하는 구조체계가 전혀 가동되지 않은 것이다.제발 나 자신이, 내 가족이, 그 사고 현장에 없기만을 바라고 살아야만 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수백만명의 국민들이 전국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아 아픔을 나누고 있다. 실종자들이 기적적으로 살아서 우리들의 품으로 돌아오기만을 마음 속으로 기도하고 기도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 박정훈 변호사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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