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값ㆍ심야 전기료 등 덩달아 올라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유가파동 조짐을 낳고 있는 가운데 농업용 유류와 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지역 시설농가들이 파탄직전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기름난방비 및 심야전력 요금 상승으로 도내 일부 시설농가들의 경우 저온성작물 재배로 전환하거나 아예 겨울철 농사를 잇따라 포기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농협충북지역본부와 지역 시설농가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최근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기준으로 장중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 2004년 9월 50달러 고지를 넘은 지 불과 3년 만에 2배가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일반전기요금의 1/3수준으로 사용하던 심야전력요금도 kw당 38원에서 44원 60전으로 17.5% 인상되고 산업자원부가 지난달 31일 화훼농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연탄가격을 3급 기준 톤당 9만 8800원에서 10만 7940원으로 10% 인상한 뒤, 오는 4월부터 연탄 소비자 가격도 장당 337원에서 403.25원으로 19.6%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고유가에 따른 관련 농업용 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충북도내 각종 시설재배농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충북 진천지역에서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52농가(106㏊)와 국화(36농가 12㏊) 등 겨울철 대표적인 화훼재배농들의 경우 해마다 계속되는 난방비 폭등으로 채산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화훼 뿐만 아니라 시설채소 재배농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진천에서 수박를 재배하고 있는 1450농가(998㏊)와 도내 풋고추 재배농가 644농가(161㏊) 등도 난방비 걱정에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이런 가운데 도내 일부 시설농가들의 경우 고온성 작물 대신 시금치와 상추, 딸기 등 저온성 작물로 대체하거나 아예 겨울철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충주시 가금면에서 6610㎡의 시설하우스로 가경류와 야채류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서우석씨는 "날씨에 변동이 많긴 하지만 한달 평균 3000ℓ를 난방용 기름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유류값이 너무 많이 들어 뼈빠지게 일해도 남는게 없다" 며 "또 한달에 80만 원 정도 소요되는 농업용전기료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충주시 용두동에서 1만 9830㎡ 의 시설 하우스를 갖고 있는 농민 이한출씨도 "고소득 작물이 아닌 경우 기름값이 오르면 오를 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시설하우스 영농이 농가빚만 늘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며 "이 때문에 일부 농민들이 아예 겨울철 농사를 포기하거나 저온성작물로 대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원예유통과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모든 산업현장에서 아우성이지만, 특히 시설채소 농가들의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농림부가 고유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하달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강명수 기자 shotov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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