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교수] 인재로 침몰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더욱 가슴을 짓누르는 있다. 청문회니 국정조사니 말만 무성하고 해결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국내의 지하철사고나 신축중인 건물의 붕괴에 이어 외국에서도 매몰사고, 탄광붕괴 등이 잇따르고 있어 우리 일상생활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주에도 북한의 평양에서 23층 아파트가 붕괴되고 충남 아산의 오피스텔이 붕괴되는 등 안전불감증은 여전하고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세모그룹 어른들의 돈에 대한 탐욕과 부실관리에 의한 것이지만 사건이 발생했어도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 큰 위기라고 본다. 화물운임수입으로 돈벌기에만 급급했었고 여객의 안전에는 관심이 없어서 위기를 자초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안전과 돈을 바꾸는 사회)
수색인양의 공적을 위해 다툼을 하고 지휘체계보다는 책임회피를 위한 행동, 그리고 국민들이 실소하는 구조비용부담에 따른 구조지연과 갈등 등이 한심한 일이다. 입찰제도의 불합리성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내재하고 있으나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일선 학교나 교육청은 급식재료공급이나 운동용품, 악기구입 등의 저가 입찰 폐해에 따른 부정당제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결국 '안전과 돈을 바꾸는 사회'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수학여행비 몇 푼 줄이려다 프로그램의 질이나 안전을 책임질 전문가도 없이 내몰리는 학교현장이 된 셈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남의 생명을 구한 의인들과 구조해 준 어선이나, 연일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총체적위기관리 시스템 필요)
이번 사건은 실제 발생가능한 상황하에서 이를 풀어나갈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더 중요한 것은 총체적 위기관리 운영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각 분야별 또는 기관별 위기관리를 위한 매뉴얼은 어느 정도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이 매뉴얼에 따라 교육이나 훈련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고, 사고발생 전에는 모두 남의 일이라고 방관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평상시에 교육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실제상황에서 적극대처하기는 힘들것으로 본다. 사회 각 분야가 유기적인 체계를 갖추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전상적인 운영체계가 되고 이를 잘 관리할 안전전문가 양성과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직업윤리와 책임의식 강조해야)
안전관리와 교육이 필수적인데 세월호의 경우 안전교육비가 1인당 4000원뿐이라는데 기막힐 노릇이다. 이제는 앞으로의 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재난대응시스템구축과 운용을 위한 예산 편성과 집행의 효과를 높이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세월호 선장의 대응능력을 보면서 사회지도자 덕목에도 위기관리의 사회적 책임을 포함해야 될 듯하다. 직업의식과 책임의식의 결여가 이번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한다. 평안한 생활 안전을 위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사회로 정착돼야 하고, 이제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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