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는 자기가 핥고 있는 것이 예리한 칼날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미친 듯이 칼날을 핥고 또 핥던 늑대는 자기가 흘린 피를 핥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마침내 늑대는 자기 피를 먹다가 탈진 상태에 빠져 죽고 만다고 한다. 선거에 출마하는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칼날의 피를 핥는 늑대와 흡사하다.
누가 봐도 그 피는 자기 혀에서 나오는 것인데 본인만 모른다.주변의 친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다 자기 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몇몇 사람이 잘 될 것이라 부추킨다고 해서 그들이 책임지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자기만족을 위해 원하는 것을 갖으려 하는 것이야 탓해 무엇 하리.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으려 애쓰기 전에 우선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그 자리가 자기의 능력과 인품에 맞는 것인지, 그동안 그것을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설령 어쩌다 그 자리를 얻었다 해도 다 좋은 건 아니다.
불을 갖고 싶어 안달하는 아기가 수중에 불을 넣을 때는 도리어 불행한 이치와 같다.
자리는 하늘이 내는 것이다. 하늘이 낸다는 것은 운이 좋아 그냥 어디서 뚝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 평가가 모여 자연스레 이뤄진다는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고 평생의 족적이 민심이다.
오는 6월 4일 치러질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의 언행이 알래스카의 늑대처럼 탐욕을 빠는 모습으로 확대돼 참 많이 목격된다. 확신컨대 이들은 지금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며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칼날에 묻은 약간의 피를 탐내다가 스스로의 목숨을 삼키고 마는 늑대의 모습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후보자들이여, 현재의 그 달콤한 칼날의 피가 다른 사람의 것인지 자기의 것인지 다시 보기 바란다.
아무리 옆에서 말려도 들리지 않을 테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가족이 말리면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교언영색으로 유혹하는 주변의 손짓은 당신이 쓰러지는 날 당신 자신을 먹어치우려는 약아빠진 늑대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존재하는 만물은 그 나름대로 다 선하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어떤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탐심일 것이다.
예컨대 황금 그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물욕이 문제이고 음식 자체는 좋지만 폭식이 문제이며 술은 폭음이 문제다.
이 세상에 다양한 선(善)으로 존재하는 대상들 그 자체가 아닌 탐욕으로 일그러진 인간의욕심이 언제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선거에 뛰어들면 다 눈이 머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