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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직업윤리
김종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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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2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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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넘게 온 나라를 비통함에 몰아넣은 세월호 사건의 중심에는 리더의 직업윤리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 여러 채널을 통해 알려진 그대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대피한 이들은 승무원들이라고 한다. 승객들에게 꼼짝 말라 지시하고 속옷차림으로 해경 구명정에 올랐던 선장은 '승객들보다 먼저 탈출한 선장 1호'로 세계 해양사에 부끄러운 이름을 남겼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 이후 고도의 경제성장기를 거쳤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시되는 성장 프레임 속에서 윤리나 도덕 등의 가치는 경제논리에 후순위로 밀려났다. 직업윤리든 기업윤리든 지키는 사람이 바보요,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성장이 최우선 가치가 되면서 부의 재분배도 뒷전이 됐다. 절대적 빈곤에서 이제 막 벗어난 국민들은 상대적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자연스레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 됐고, 이에 천민자본주의가 단단히 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천민자본주의에 직업윤리라는 게 있을 리 없고 결과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이제 막 우리 앞에 그 거대한 실체를 드러냈을 뿐이다. 실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선장이나 선원들은 명예나 비난에 연연하지 않고 최후의 순간까지 승객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 했어야 한다는 직업윤리 차원에서 더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손자병법'에는 장군이 전장에서 진격과 후퇴를 명령하는 판단기준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진격을 명령함에 칭찬과 명예를 구하려 하지 말고, 후퇴를 명령함에 문책과 죄를 피하려 하지마라' 진격과 후퇴의 판단 기준은 오로지 백성들을 보호하는데 있고, 그 결과가 조국의 이익에 부합되느냐에 달려있다는 해석이다. 이렇게 득실을 따져 소신껏 진퇴를 결정하는 장군이야말로 진정 국가의 보배인 것이다. 국보는 건물이나 문화재보다 더 우선하는 소신 있게 행동하는 리더라는 것이다.

일선에서 소신껏 책임을 완수하는 리더가 많은 나라는 국보가 많은 나라다. 현장을 책임진 리더가 누구의 문책이나 칭찬을 의식하지 않고 국민을 대신해 책임 있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라면 진정 직업윤리에 투철한 나라의 보물이라 할 수 있다. 남에게 칭찬받으려고 무리한 진격명령을 내리고, 문책을 받을까 두려워 후퇴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현장의 리더로 있을 자격이 없다. 이제 사회전반의 불법은 적법으로 돌려져야 하고 불의는 바로 시정돼야 한다.

불의의 저항이 어떻든 간에 누군가 용기 있게 나서지 않는다면 공정사회는 요원한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용기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불의를 아는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확신과 소신보다 보신과 안일만 추구하는 사회분위기 또한 반드시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 아울러 모든 직업인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추구하는 가치에 충실해야 할 때다.

직업윤리와 도덕, 책임감은 위기나 극한 상황에 부닥쳐 희생이 필요할 때 더욱 요구되는 덕목이다. 개개인의 삶의 질과 노동조건, 공공서비스를 우선시 하는 사회시스템과 직업윤리의 매뉴얼을 알차게 만들어 가는 것이 더욱 절실해 진 과제가 아닐까 싶다.

▲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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