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동 중단… 경제활성화 빨간불

충북 청원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외국인투자구역에 입주한 tft-lcd 유리기판 제조업체인 쇼트글라스사의 철수·매각설이 불거지면서 국내·외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시책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내 모 대기업이 추진하던 쇼트글라스 인수도 사실상 백지화된 상황에서 현재 철수 또는 제3자 매각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져 향후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충북도와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및 오창산단 내 외국인투자기업 등에 따르면 독일 쇼트 글라스사는 지난 2004년 당시 충북도와 4억 6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한 뒤, 부지 무상임대 및 7년간 법인·소득세 감면, 고용 보조금 지원 등을 약속받고 지난해 2월 산업자원부와 충북도가 제공한 29만 7522㎡의 외국인전용공단에 공장을 건립했다.

당시 충북도는 "제조업 분야 단일 사업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외자 유치"라며 "이 공장이 가동되면 오는 2010년까지 1만 6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와 1조 5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하지만, 쇼트글라스 오창공장은 그동안 설비부실로 납품기준을 맞춘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제품이 불량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8월부터 7세대 유리기판 라인의 조업을 중단한 채 5세대 라인만 가동하는 등 파행적인 운영으로 약 1000억 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코닝정밀유리와 일본전기초자(neg), 아사히글라스 등 국내·외 선발업체들과의 기술 경쟁력에서도 밀린데다, 이 과정에서 합작회사였던 유리연마전문회사인 일본의 구라모토사와 결별해 회사이름도 '쇼트구라모토프로세싱코리아'에서 '쇼트디스플레이글래스'로 바뀌었다.

쇼트글라스사는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뒤 lg 등 국내·외 업체에 매각을 타진했지만, 이 마저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쇼트글라스가 당장 오창공장에서 철수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로 분석되고 있다.

쇼트사가 오창에서 철수할 경우 국가소유인 토지를 매입이전의 상태로 원상복구하던지, 시설및 설비를 기부채납해야 하기 때문에 1억 8000만달러를 투자비 회수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쇼트글라스사는 이에 따라 최근 새로운 합작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독일 쇼트와 일본 구라모토 세이사쿠가 각각 75%와 25% 지분을 투자해 오창에 건설한 lcd 유리기판 법인인 '쇼트구라모토프로세싱코리아'와 관련, 최근 구라모토 측이 지분을 쇼트 측에 전량 매각했다"며 "이 때문에 독일 쇼트가 새로운 합작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쇼트가 국내 공장을 매각하고 철수한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철수와 제3자 매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새로운 합작투자자 확보가 어려울 경우 일부 생산라인 조업중단 사태도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강명수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