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돌아오는 주말이 은근히 기다려지곤 한다. 그날이 되면 테니스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새벽바람을 가르며 테니스장으로 모인다.

코트 장에서 땀 흘린 후 동호인들과 의자에 걸터앉아 음료를 마시며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도 쏠쏠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청람이 말문을 열었다.

가족에 대한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더니 교육의 변을 펼치며 초등학교 1학년인 손자 자랑에는 침이 마른다. 한번은 수학을 만점 받은 일이 있고, 장애인의 날에 실시한 교내 미술대회에서는 우수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수상소식은 다른 학부모를 통해 들었다고 하면서도 신이 났다.

손자를 불러 잘했다고 칭찬을 하니 "할아버지, 잘 그린 것은 아니고 특징 있게 그리기는 했다"고 하면서 "글을 만든 훌륭한 세종대왕이 아이들를 사랑해 주시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니 나이에 걸맞지 않게 기발한 발상과 상상력, 창의력이 놀라울 뿐이다.'사과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셀 수 없다. 교육은 씨앗 속에든 무한한 가능성의 사과를 그리며 싹 틔우고 길러서 열매 맺도록 북돋우는 것이어야 한다'는 글귀가 떠오른다.

이렇듯 순수하고 꿈 많은 어린아이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할까. 학교는 학생을 올바르게 키우는 인성의 도장이고, 사회에 나가 기량을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학력을 배양하는 전당이 아닌가. 잡초는 그대로 둬도 자란다. 하지만 자란 후에도 잡초는 여전히 잡초일 뿐이다.

자식을 키우며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도세가 약한 충북이 자랑하는 분야가 바로 '교육'이다. 재정이나 규모 면에서 열악한 도세에도 불구하고 충북교육의 우수성을 입증하며 '전국 최우수 교육청'이 된 것은 '능력과 품성을 겸비한 세계인 육성'을 교육지표로 정하고 이를 위해 2만 3000여 교육가족 모두가헌신적인 노력과 교육력을 집중해온 결과다.

세월호의 애도 기간에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충북교육수장으로 전교조 충북지부장과 교육위원을 지낸 입지전적인 김병우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신나는 학교 재미있는 공부'를 시키겠다고 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를 대통합 교육감'이 된다고도 했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26년 평교사'의 길을 걸으며 참교육 '외길'에서 좋은 교육을 꿈꾸는 선생님들을 뒷바라지하는 일을 새로운 사명으로 여기겠다고 천명했다. 또한 '오늘의 배움이 즐거워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을 꿈꾸며 '충북교육의 신형엔진'을 걸었다.

김 당선자는 "아이들을 품성과 능력을 겸비한 조화로운 인재로 기르겠다"는 교육관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도민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이제는 도민과 교육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성원하며, 오로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을 생각할 때 거듭나는 충북교육은 한 단계 도약하며 전국에 우뚝 서리라 기대한다.

/정관영 공학박사·충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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