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조길형 충주시장 당선자(51·사진)가 관례적으로 행해지던 시장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기로 해 신선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 당선자는 10일 간부 공무원들과 상견례를 갖고 "현재 부시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정상적으로 시 행정을 집행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시장직 인수위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 한 몸 시청에 들어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인데, 인수위가 마치 선거 협조자들을 위한 논공행상 자리로 비치는 점도 싫다"며 "남은기간 꼼꼼하고 차분하게 시정 업무를 인수인계하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통상 지자체장 당선자들은 30∼60명이 참여하는 인수위를 구성해 업무 인수인계작업을 벌이곤 했다. 전임자와 후임자간 업무 인수인계는 필수적 절차지만, 대규모 인수위는 예산 낭비를 수반하고 당선 기여자들을 위한 논공행상 수단으로 여겨지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았다. 특히 공무원들에게 다량의 자료를 요구하는 등 불필요한 행정력 소모를 초래해 공직사회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조 당선자의 탈인수위 선언은 시정의 새 수장으로서 깊은 첫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 병폐인 측근 비리의 출발부터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히고, 불요불급한 요식행위와 거리를 두겠다는 업무 스타일을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간부들에게 업무보고 서류 최소화와 최단시간에 직원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힘써 달라는 당부도 함께 건넸다.

조 당선자는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기존의 것을 뒤집어 행정 원칙에 차질을 빚게 하지 않겠다"며 "시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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