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박상연기자] 현재 속에 자리한 과거, 자연과 어우러진 고풍스런 건축물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는 크로아티아.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가장 사랑받는 휴양지로 알려진 이곳은 크고 작은 도시마다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어 많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수도 자그레브와 로마 황제가 말년을 보냈던 스플리트, 옥빛 바다와 붉은 지붕이 펼쳐진 두브로브니크, 영화 <아바타>의 모티프가 된 곳이자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플리트비체는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TV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통해 더 유명해진 이곳으로 떠나보자.

다양한 매력을 가진 크로아티아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 자그레브
크로아티아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거쳐야하는 여행의 출발점은 자그레브이다. 이곳은 크로아티아의 수도로 유럽의 주요 도시로 연결되는 철도의 요지이기도 하다. 러시아를 횡단해 런던까지 이어지는 오리엔탈 익스프레스가 자그레브를 통과하며, 이스탄불과 베오그라드, 비엔나와 서유럽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자그레브의 첫 느낌은 익숙한 유럽의 모습보다는 동서양의 문화가 오묘하게 섞여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토미슬라브 왕의 동상과 잔디공원

자그레브의 중심지는 중앙역 광장이다. 그곳에서는 토미슬라브 왕의 동상을 마주하게 된다.
거대한 동상과 그 뒤로 넓은 잔디공원, 주변에 고풍스런 건물들의 조화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거대한 수목사이에 있는 아기자기한 벤치는 자그레브 시민들과 여행객들에게 잠깐의 휴식처로 사용될 만큼 상쾌하고 평화로웠다. 이 공원에서는 실제로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면 작은 콘서트나 행사가 곳곳에 열린다고 한다. 이날은 마침 소규모로 벼룩시장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근처에 대학교 학생들이 대부분 참여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공원 한쪽에는 맥주파티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길거리 기타연주자가 연주를 하면 몇몇 사람들은 가볍게 몸을 흔들며 흥을 돋구고 있었다.

▲ 대성당과 성모마리아상 © 충청일보

몇 개의 작은 공원을 더 지나면 자그레브의 심장 반옐라치치 광장이 나온다. 자그레브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라고 불릴 만큼 크로아티아 여행 시 가장 많은 현지인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작지만 고풍스러운 분수대를 지나 광장 오른쪽 언덕을 오르면 자그레브에서 가장 유명한 자그레브 대성당을 볼 수 있다. 두 개의 뾰족한 탑이 좌우로 하늘높이 솟아있고 앞으론 황금빛 성모마리아상이 감탄을 자아낸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바로크 양식의 제단, 신고딕 양식의 제단 등이 있고 성당 안으로 보물급 유물이 수 십점 이상 보유되어있다. 지금은 탑 한쪽은 공사중이라 대성당의 완전한 모습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현재모습만으로도 크로아티아의 보물로 충분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었다.

▲ 노천카페와 식당가 © 충청일보

여행의 중심엔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지 않겠나. 자그레브를 찾는 여행객들의 찾는 가장 핫 플레이스를 찾는다면 성모마리아상 뒤 먹거리골목이 아닐까한다. 모든 레스토랑에서 야외 테이블을 좁은길에 설치해놓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붐비고, 8시 무렵 몇몇 유명한 식당은 자리를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하다. 수많은 식당들이 몰려있는 만큼 다양한 사람들과 음식 등을 접할 수 있으며 노천카페에 앉아서 그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여독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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